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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1.17 21:22 수정 : 2010.01.17 21:22

이번 1학기부터 취업후 등록금 상환제가 실시된다고 한다. 정부의 발표에 일희일비하는 친구를 보며, 조삼모사의 원숭이가 생각나 얼굴에 씁쓸한 웃음만이 감돌게 된다. 정작 등록금 문제에서 등록금 상환제가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취업후 등록금 상환제가 실시된다고 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부담은 줄어들게 되는가? 대답은 ‘아니오’다. 한국장학재단에서 올려놓은 상환스케줄을 보면, 4년간 3200만원을 빌린 학생이 5.8% 연리에 취업 후 8년 거치로 갚는다면, 상환총액은 대략 7000만원에 이른다. 미래의 부담은 학생들에게 가중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이번 취업후 등록금 상환제를 도입하는 데 대학의 반발은 미미했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학은 현행대로 등록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조치를 통해 대학은 한동안 학생들의 등록금 인하 요구를 마음 편히 묵살할 수 있게 됐다. 대학에서 반대한 것은 등록금 상한제다. 지금까지 제멋대로 올릴 수 있었던 등록금을 더는 대학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사실 등록금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언제 갚느냐’가 아니다. 얼마나 내려서 부담을 줄일 것인가다. 우리나라 4인 가구 평균 소득은 월 391만원이라고 한다. 1년에 절반을 꼬박 모아야 낼 수 있는 대학 등록금은 충분히 문제가 있다. 게다가 대학 졸업장이 사회 진출의 시작점이 되어버린 우리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저공이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에서,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로 식사량을 바꿔주었을 때 원숭이들은 변한 게 없다는 것을 모르고 모두 기뻐했다고 한다. 취업후 등록금 상환제를 맞이한 우리의 모습도 그와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취업후 등록금 상환제가 등록금 부담을 줄여주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음을 주시해야 될 필요가 있다. 필요한 것은 등록금 인하뿐이다.

임주혁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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