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
[왜냐면] 환경운동 민주화로 대중성 회복하자 / 신창현 |
환경단체들이 2009년을 결산하고 2010년의 사업계획을 세우는 회원총회를 앞두고 있다. 총회에서 논의할 첫 번째 의제는 아무래도 4대강을 지키는 일이 될 것 같다. 올해는 4대강을 막고 바닥을 긁어내며 제방을 쌓는 토목공사들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해다. 4대강 사업은 수돗물의 안전을 위협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며 홍수피해를 유발할 것이라는 환경단체들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는 해다.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봇물처럼 터져 나올 개발공약들을 견제하는 일도 중요하다.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와 위락시설 개발 문제, 경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안전성과 고준위 폐기물 저장시설 문제, 수도권 그린벨트와 자연보전지역 훼손 문제, 녹색의 이름으로 뒷걸음치는 각종 환경규제 완화 문제 등 올해도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무엇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는가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환경운동 내부의 소통을 강화하자. 활동가와 활동가, 활동가와 회원, 단체와 단체 간의 소통을 활성화하자. 전문화, 분업화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소식지와 홈페이지에 회의록을 공개하자. 하고 싶은 얘기, 알아야 할 얘기만 공개하는 정보의 일방통행은 정부가 사용하는 홍보방식이다. 잘한 것만 공개하지 말고 못한 것도 공개할 때 회원들의 신뢰는 강화된다. 둘째, 중요한 의사결정은 모든 회원들이 참여하자. 의사결정과 집행은 활동가들이 하고 회원은 회비만 내는 운동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시민운동의 추진력은 결정자의 수에 정비례한다. 일부 전문가와 관료들이 결정하는 정부 방식이나 소위원회에 결정을 위임하는 국회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시민운동이 아니다. 4대강 사업처럼 중요한 문제는 사업의 세부내역까지 모든 회원이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 방식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반대의견과 소통하자. 반대의견을 듣기는 하지만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들러리 소통, 선수가 심판까지 보는 그들만의 소통, 결정한 다음에 듣는 요식행위 소통은 정부가 즐겨하는 소통방식이다. 목표에 동의하지만 방법론이 다른 소수의견을 다수결로 밀어붙이면서 정부의 밀어붙이기를 비판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그동안 외적 성장에 집중해왔던 환경운동이 활발한 소통과 민주화로 시민운동의 대중성을 회복할 수만 있다면 오늘의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다.
신창현 환경분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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