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약 글리벡 특허 노바티스사
정부의 약가인하 고시 불복 소송
약 비싸 한해 건보료 600억이나 지급
소송 지면 환자·국민에게 엄청난 부담 글리벡은 백혈병 치료제로 8년째 높은 약값으로 논란이 지속되었고, 우리나라의 약값 결정 및 공급제도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의약품이다. 11월18일, 한국노바티스가 정부의 약가 인하 고시에 불복하여 제기한 소송의 변론이 진행되었다. 글리벡의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한국노바티스는 2001년 11월 정부가 약값을 1만7862원으로 고시하자, 공급중단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여 2003년 1월 제약사가 요구하던 2만3045원으로 약값을 받아낸 전력이 있다. 이후 글리벡은 투약환자 증가, 복용 범위 확대 등으로 승승장구하여 2008년 한국노바티스 품목 매출액 3위, 공단의 처방의약품 청구액 5위를 기록하며 노바티스에는 수익을, 국민건강보험공단 및 환자들에게는 막대한 재정부담을 안겨주었다. 글리벡의 한 달 투약 비용은 최소 280여만원에서 최대 690여만원에 이르며, 2008년 건강보험공단에서 노바티스에 준 약값만 600억원이다. 이에 2008년 6월 건강보험 가입자들은 글리벡의 불합리한 약값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에 조정을 신청하였다. 약값 조정은 1년3개월의 시간을 끈 끝에 2009년 9월, 14% 인하된 1만9818원으로 고시되었으나 한국노바티스는 또다시 불복하여 가처분신청 및 약가 인하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사실 글리벡의 14% 인하는 예상보다 훨씬 낮은 인하율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급여평가위원회에서는 글리벡이 백혈병 대체약제인 스프라이셀과 비교할 때 효과 대비 투약 비용이 높아 20.4% 인하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노바티스는 글리벡 400㎎을 한국에 공급하지 않아 환자들의 철중독 및 복용 불편을 일으키고 있어 이로 인한 피해까지 감안하면 37.5~51.5% 인하해야 한다고 건강보험공단은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국노바티스는 14%의 약값 인하마저 불합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바티스의 글리벡 약값 정책은 정부의 의약품 가격 결정을 무력화시켜 자사에 유리하게 이끌어감으로써 약값 협상에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고 있다. 2002년 약품 공급 중단은 에이즈치료제인 로슈의 푸제온, 혈우병 치료제인 노보노디스크의 노보세븐 약값 재협상에서 재현된 바 있다. 만약 이번 소송이 노바티스에 유리하게 진행된다면, 정부와 약값 협상을 할 때 공급 중단이라는 위협 수단에 소송 제기라는 날개를 제약사에 달아주게 되고 차후 다른 제약회사들 역시 약값 인하 시 노바티스의 선례를 따르려 할 것이다. 또한 한국노바티스가 이번 소송에 승소한다면 글리벡 후속 의약품인 타시그나의 약값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이미 노바티스는 타시그나의 약값 협상을 두 번이나 결렬시켰다. 이는 글리벡 약값 인하를 무효화하여 이를 바탕으로 타시그나의 약값을 높게 책정받으려는 의도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환자와 공단의 재정 부담은 감당하기 힘들 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글리벡을 둘러싼 한국 정부, 노바티스와 환자, 시민·사회단체의 줄다리기는 한국 사회를 넘어 국제적인 화제가 되어 왔다. 이번 소송은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각국의 의약품 정책이 제약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좌지우지될 것인지, 백혈병 환자들이 이제는 마음 편히 약을 먹을 수 있게 될 것인지에 영향을 끼칠 중대한 사안이다. 글리벡 소송에 대한 여러분의 관심과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바라는 이유이다. 송현숙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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