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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1.22 18:00 수정 : 2009.11.22 18:00





유기농법 농지는 관행농법보다
대기중 탄소저장률이 높고
경작과정에서도 탄소배출 적어
지구 상처 회복의 길

기후변화 연구의 대부라 불리는 제임스 핸슨을 비롯해서 책임감 있는 세계의 석학들은 현재의 상황을 행성 전체의 위급사태라고 규정한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인간이 살 만한 수준인 350ppm을 넘어선 지 오래며, 385ppm에서 평균기온 2℃ 상승을 의미하는 450ppm을 향해서 치닫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인들은 이산화탄소 감축 협상을 앞두고 자국의 이해관계에 매달리며, 지구의 생존을 위한 결단을 내리길 주저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처럼 불확실한 정치가들의 협상에 지구 운명을 맡기고 있어야 하는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인가? 일반 시민이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역할은 도대체 없는 것인가?

이와 관련해서 1947년부터 유기농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는 미국 로데일 연구소는 유기농업이 인류의 건강뿐 아니라 파괴된 지구를 치유하고 살리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점점 예측 불가능해지는 날씨, 저지대와 해안 지역 침수와 같은 사태, 온난화에 따른 수분율의 저하 등으로 인해 농업 역시 큰 위기를 앞두고 있지만, 이 연구소에서는 시각을 바꿔서 농업이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유기농법은 건강한 표토에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해서 가둠으로써 전혀 이런 기능을 못하는 관행농법에 견주어 기후변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유기농법을 행하는 농지의 탄소저장률은 15~28% 향상된 데 비해, 관행 농지에서는 이런 변화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의 농토 전부가 유기농으로 전환된다면, 미국에서 사용되는 자동차의 절반 이상을 없애는 것과 그 효과가 맞먹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경작 과정에서도 유기농법은 에너지 소모가 많은 질소질 비료와 같은 것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관행농법의 2분의 1~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연구 결과들은 유기농법이야말로 긍정을 확대시켜서, 부정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이 시대의 가장 효과적인 기후변화 전략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위기의 시기에 유기농법 같은 대안이 존재한다는 것은 축복이며, 유기 농부들은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아닐 수 없다. 생협운동 단체와 유기농법을 실천하는 농민 단체들은 더욱 확신을 가지고 이 방향으로의 변화를 추진해가야 할 것이다. 저농약이나 무농약이 아닌 유기농으로의 확실한 전환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한 유기농 단체들은 연대해서 정부에 대대적인 지원이나 인센티브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환경을 오염시키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환경부담금이나 탄소세를 부과할 것을 고려중이라면, 반대로 기후변화에 긍정적 기여를 하는 유기농가에는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유기 농부들뿐 아니라 유기농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 역시 영웅이다. 그들은 일상 속에서 이런 깨어 있는 소비 행위를 통해 지구를 구하는 일에 동참하기 때문이다. 지구의 상처가 회복되고, 세상이 두루 순수하고 건강하며, 살아 있는 생명체들이 맘껏 그들의 삶을 누리도록 배려하는 유기농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조길예 전남대 독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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