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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0.07 21:40 수정 : 2009.10.07 21:40





올해는 우리나라 박물관이 개관한 지 100돌이라고 한다. 그래서 국공립 박물관을 비롯한 여러 박물관에서는 뜻깊은 전시와 행사들이 많이 펼쳐지고 있다. 박물관은 과거 권위적이고 무거웠던 전시 공간에서 최근에는 종합적인 연구를 펼치면서 교양과 여가를 즐기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래서 주말이면 가족 단위의 관람객과 연인들로 북적이는 박물관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박물관 100돌 기념이 외형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올해 성대하게 박물관 100돌 기념행사가 펼쳐지지만 정작 그 100돌인 올해, 아이들은 학교에서 ‘문화재와 박물관’을 마지막으로 배우게 된다. 현재까지는 초등학교 4학년 사회 시간에 ‘문화재와 박물관’이라는 별도의 단원이 편성되어 교육을 받아왔지만, 개정되는 교육과정에서는 이 단원이 사라졌다. 그래서 2007년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내년부터 새로운 교과서로 공부하는 아이들은 학교 교육과정에서 ‘문화재와 박물관’ 단원과 마주할 수 없게 되었다. 사실 교과서에서 한 쪽도 아닌 한 단원이 사라지는 것은 상당히 커다란 변화이다. 그럼에도 정작 이런 문제가 박물관 100돌 기념 학술대회 등에서 언급되지 않는 것은 유감이다.

무엇보다 이는 현재 우리 박물관이 아직 아이들에게 제대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는 것과도 관련된다. 국내 최대이자 세계에서도 큰 규모를 자랑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을 한번 살펴보자. 첨단 전시 시설과 세련된 건물과는 달리 이곳은 관람객인 아이들을 제대로 배려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 현장학습으로 즐겨 찾는 이곳에는 현재 학급과 학교 단위로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좋은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이 많다. 그런데 정작 이곳에는 학생들이 식사를 할 장소가 없다. 야외 장소를 이용하라고 하지만 비가 오거나 황사 등 기상 여건이 안 좋을 경우에 대한 대비책이 없다. 용산 개관 이후 줄곧 현장 체험학습 전 이런 사항을 박물관에 지적하여도 제대로 된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현재 박물관에서는 위탁 운영하는 푸드 코트가 있다. 하지만 외부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결국 아이들은 멋진 박물관에 가서 도시락을 들고 이곳저곳 흩어져서 점심을 먹을 수밖에 없다.

박물관 100돌 기념행사는 그저 좋은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 박물관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반성하며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앞으로 아이들이 박물관과 더 친숙해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준비하는 가운데 박물관 100돌 기념행사를 뜻깊게 펼쳐가길 바란다.

배성호 서울 수송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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