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표절 의혹 제기에도 앨범 출시
소니 ATV사에서 법적 대응 경고 받아
리메이크·샘플링 유사음악 쏟아내는
음악계 무신경이 표절 불감증 불러 지드래곤의 발에 불똥이 떨어졌다. 그동안의 표절 시비에 한마디 대응도 없이 활동하고 있는 그에게 소니 에이티브이(ATV)가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경고장을 보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데뷔 전 당당하게 음원을 공개한 지드래곤은 바로 타이틀곡 하트브레이커(Heartbreaker)와 나머지 앨범 수록곡 어터 플라이(utter fly), 코리안 드림(Korean dream) 등에 표절 의혹을 받았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무서운 질타를 받고도 지드래곤 쪽은 곡을 전혀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앨범을 출시했다. 어쩌면 소속사인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가 선견지명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수많은 표절 시비에도, 나오자마자 전 차트 1위를 휩쓸었으니 말이다. 그 뒤에도 네티즌들은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그는 표절에 대한 한마디 얘기도 없이 앨범 활동을 계속했고 앨범은 말 그대로 잘나갔다. 그러던 얼마 전 한 네티즌이 하트브레이커를 개사해 시디브레이커(CDbreaker)라는 이름으로 올린 동영상이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고, 이것이 지드래곤의 표절 시비에 다시 불을 붙였다. 네티즌과 음악평론가, 그리고 배철수와 박명수와 같은 연예인들까지도 비판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표절 논란은 단순히 지드래곤의 문제만은 아니다. 한 네티즌이 2009년 발표된 곡 중 표절이 의심되는 곡들을 비교하여 동영상으로 올려 놓았는데 그 수는 무려 20곡이 넘는다. 어째서 국내 가요계 안에서 이런 표절곡들이 난무하게 된 것일까? 일단, 표절에 대한 법적인 제재가 너무나 약하다. 단지 저작권자에게 배상하는 것이 끝이다.
대부분은 배상까지 가지도 않을뿐더러, 표절에 대한 판정마저 잘 나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음악인들의 표절에 대한 무신경이다. 비슷한 멜로디를 만든 뒤 이것이 대중이 원하는 멜로디라고 둘러대고, 원곡을 그대로 가져다 쓴 뒤 리메이크나 샘플링이라고 말하는 작곡자들은 유행이라는 미명하에 너무도 비슷한 음악들만 쏟아내고 있다. 피해는 대중에게 돌아간다. 그저 그런 음악들만 듣게 되는 대중은 새롭고 신선한 음악을 기다리며 목말라 할 뿐이다. 게다가 지드래곤의 팬, 특히 어린 청소년들에게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표절 논란에도 여전히 그를 지지하여 앨범의 상업적 성공을 불러일으킨 그들은, 이 사건으로 인해 ‘표절’ 자체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안고 자라나면 어떻게 되겠는가. ‘내 것은 내 것, 네 것도 내 것’과 같은 상황에까지 도달하지 않을까. 지드래곤의 표절 논란은 우리 가요계에서 ‘쉬쉬’ 해왔던 표절의 심각성을 수면 위로 드러나게 해준 사건이다. 이 사건을 본보기로 정확한 조사를 한 뒤 합당한 조처를 하여, 이 ‘표절’이라는 행위가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인지를 각성시키고 앞으로 대중음악뿐 아니라 사회 모든 면에서 다시는 이런 불명예스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김그림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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