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 24만원 올랐는데
따로 받던 수당 제외하면 14만원 인상
그런데 회사 내는 사납금은 월 39만원 늘어
실수입은 25만원이 줄었다
자기배만 불리는 사업주 횡포 단속해야 서울 독산동의 한 택시회사에 4년째 근무중이다. 비록 내세울 것도, 벌어놓은 것도, 훤한 앞날도 없는 힘든 택시기사이지만, 초등 5학년 아들과 아내랑 꿈을 잃지 않고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택시 기본요금 인상과 함께 노동부가 고시한 최저임금 92만8860원은 최소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임금협상이 있었다. 그러나 너무나도 불합리한 임금교섭 결과에 많은 기사들이 분노하며 치를 떨고 있다. 임금이 월 24만원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14만원 오른 것에 불과하고, 이는 겨우 최저임금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6월분 급여명세서를 보면, 기본금 44만1162원, 근속수당 3만4771원, 제반수당 18만6342원, 장려수당 3만7000원, 상여금 14만7054원 해서 임금 합계 84만6329원이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임금협상 뒤 받은 7월분은 기본금 47만8162원, 근속수당 4만7107원, 승무수당 23만309원, 야근수당 6만3655원, 국경수당 2만9708원, 상여금 15만9388원, 부가세 환급 7만9643원으로 임금 합계 108만7972원이다. 언뜻 임금이 제법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따로 받던 수당을 월급에 합쳐서 최저임금 선을 맞춘 것이다. 또 임금과 별도로, 택시기사가 날마다 택시회사에 따로 입금해야 하는 사납금을 대폭 올렸기 때문에 사실상 내 한달벌이는 25만원이 줄어들었다. 국경수당은 1년에 4번, 부가세 환급분은 월급 이외로 3개월에 1번(월 2만5500원) 7만6500원을 따로 받았던 것이다. 택시기사는 하루 번 돈을 날마다 회사에 입금해야 하는데, 이 액수도 택시요금 인상분에 비해 크게 올랐다. 4년 전 택시요금이 16~17% 올랐을 때 입금액이 하루 4000원씩 늘었는데, 이번에는 택시요금이 7% 정도밖에 안 올랐는데도 입금액은 오히려 1만5000원이나 올랐다. 결과적으로 내가 한달에 입금해야 하는 금액이 39만원이나 늘어났다. 월급 인상분과 합쳐 계산하면 한달 실수입이 25만원 줄어든 것이다. 부가세 환급분을 임금에 포함시켜도 된다고 한 노동부 방침을 악용해서, 월급은 최저임금 선으로 적게 올리고 생색은 크게 내는 사업주들의 태도에 화가 난다. 임금 인상분을 웃도는 입금액 인상액은 고스란히 사업주들의 몫이 됐다. 다른 회사도 담합을 했는지 비슷한 수준이다. 없는 자들을 위한 정책을 이용해 자신들 배만 채우는 이런 실정을 정책 입안자들은 헤아려야 할 것이다.
배인우 경기 광명시 소하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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