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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27 17:32 수정 : 2005.05.27 17:32

내신 등급제가 문제라는 것이 아니다. 시험이 전부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곳곳에 숨어있는 인재가 시험 때문에 잘못 걸러져 썩어 갈 수도 있는 것이다. 내신에서 시험을 비중을 조금이나마 줄였으면 한다. 대신 창작형의 숙제와 교과 활동에 비중을 두자. 그리고 시험을 망치면 패자 부활이 없는 지금의 제도를 바꾸자.

얼마 전 학교내 시험을 마친 고1이다. 나는 이번 시험을 움직이고 싶지만 움직일 수 없는 사슬에 묶인 느낌으로 치렀다. 햇살이 비추는 밖으로 나가고 싶지만, 가슴속에서 올라오는 압력이 내 몸을 눌러 막지 않지만, 조그만 방안에 속박당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비단 나만의 느낌이었을까? 모든 고등학교 1학년생들은 이번 시험에서 보이지 않는 압력을 느끼며 시험을 치렀을 것이다. 새로이 바뀐 교육과정이 우리를 그렇게 만든 것이다.

교육부의 선생님들께서 2년 동안 여러 자료들을 수집하셔서 만든 내신등급제는 참 좋은 제도다. 모두 학생들의 고생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그 내신등급제에는 어른들이 생각지 못한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입시전략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결점이 있다. 저마다 고등학교 3년을 대비해 목표 대학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며 정보를 얻어 세운 입시 전략이 언뜻 보면 간단해 보이는 제도 개선으로 모두 물거품이 되어 버린 것이다.

또한 내신 등급제 목표의 하나가 학교 중심의 교육이다. 수업태도가 좋아지고 자발적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공을 거두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효과로 학생들은 집에서 밥을 먹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문제가 되는 점은 이 제도가 상대평가라는 것이다. 서열화로 인해 인생의 재산이라던 친구가 적이 되어버렸다.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제도를 그대로 시행해야 할까?

세계가 다원화되고 세계화되고 있다. 이는 1970~80년대 산업화 때와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산업혁명은 가고 정보화 혁명이라는 것이 도래해 국가를 발전시키는 요인도 바뀌었다. 산업화 때 필요했던 것이 기술과 그 기술을 어떻게 이용할지 결정할 수 있는 판단력이었다면, 이제는 정보를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고 그 정보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아는 것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창조성 곧 독창성이 강조되고 있다. 길이 꺾이면 몸을 빨리 돌려 길을 따라가야 함이 옳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몸을 잘 돌리지 못하고 있다.

내신 등급제가 문제라는 것이 아니다. 시험이 전부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곳곳에 숨어있는 인재가 시험 때문에 잘못 걸러져 썩어 갈 수도 있는 것이다. 내신에서 시험을 비중을 조금이나마 줄였으면 한다. 대신 창작형의 숙제와 교과 활동에 비중을 두자. 그리고 시험을 망치면 패자 부활이 없는 현 제도를 바꾸자. 내신등급제는 재수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면 시험을 한 번이라도 잘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그것이 연좌제와 같이 발목을 붙잡게 된다. 국가 주관으로 1년에 몇 번에 고시를 만들어 재수생들에게의 내신과 같이 만들어서 그 점수를 반영할 수 있게 하자. 여러 길로 갈 수 있어야 한다. 내신뿐만 아니라 다른 길로도 대학을 갈 수 있어야 한다.

김진경/고교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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