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8.05 22:59
수정 : 2009.08.05 22:59
왜냐면
언론법으로 국회가 홍역을 치르고 여야는 각기 막다른 골목에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는 모양새다. 이미 정부는 교육개혁이니 학자금 대출이니 하며 언론법으로 등 돌린 민심을 잡는 데 주력하며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언론법의 부당성을 홍보하며 시민들의 직접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들의 정치행태에 대한 담론도 나올 법한데 이를 다루는 매체는 없다.
분명 한나라당은 대의정치를 과도하게 해석했다. 엘리트정치의 극단적 행태를 자행한 모습은 이명박 대통령의 “미디어법에 대해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다”라는 발언에서 여실이 드러났다. 이는 직접선거를 통한 간접민주주의 방식이 가진 한계였다. 민주주의를 기치로 내세운 국가에서 과반수 이상의 국민들이 반대하는 법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키는 국회는 그 스스로 지배체제인 민주주의를 기만하는 것임을 부인하지 말아야 한다. 대의는 권력의 절대적 위임이 아니다. 과거 플라톤이 제시한 철인정치는 진리와 함께 도덕도 수반되는 이상적 통치자를 그리고 있다. 현 정부와 여당에게 이 조건이 가당하기나 한 것인가.
한편으로 민주당의 행태도 불편하다. 국회에서 수적 열세에 밀린 채 장외투쟁으로 그 실마리를 풀어가려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과연 일반 국민들에게 언론법을 얼마나 잘 설명하고 있는가는 의문이 든다. 대리투표니 부결이니 하는 일관된 구호로 여론을 호도하려만 했지, 언론법의 부당성에 대한 이성적 설명은 이제 그들의 눈 밖에 난 지 오래다. 이 역시 엘리트 정치인들의 ‘국민은 우매하다’는 논리를 전제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그들은 우중정치를 옹호하기도 혐오하기도 했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똑똑하게도 만들고 우매하게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나 보다. 설령 그것이 사실일지언정 국민의 처지에서 이런 정치행태는 지난 임시국회만큼이나 볼썽사납기만 하다. 여야는 더는 국민을 미끼로 밀고 당기기를 하지 말라. 단지 국민들과 진실한 의사소통을 하기 바란다.
이병원 전북 군산시 서흥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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