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홈플러스 입점
교육공간 확보 명분 밀어붙이기
대학 상업화 첨병 되려 하나 최근 서강대는 학교 내에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대학 내 대형마트 입점’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이다. 그렇기 때문에 몇몇 언론사에서 이 사안을 보도하기도 했고, 우려의 목소리를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학교 쪽은 서강대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공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전하며 입점을 강행하고 있다. 하지만 마트 입점이 끼칠 대학 상업화와 학습 분위기 방해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생각한다면 이는 반드시 재고해야 하는 사안이다. 먼저 학교 쪽이 주장하는 ‘교육공간 확보’를 위해 꼭 홈플러스가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 홈플러스 입점 때의 건축 총면적은 2만594평이다. 그중 교육시설은 8020평밖에 안 된다. 건물의 반 이상이 판매시설과 그 주차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많은 돈을 들여 큰 건물을 지을 필요 없이 작은 건물을 지으면 굳이 홈플러스 입점이라는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 또한 학교 쪽은 흠플러스 입점 때 소음 차단과 통행로 분리로 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홈플러스 쪽에 대한 제재 권한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대학 내에 대형마트가 들어선다면 대한민국 대학의 상업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학생을 대상으로 한 스타벅스 등의 상업시설이 여러 대학에 들어와 있다. 이에 더해서 학생과 전혀 관련이 없는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이것을 선례로 다른 대형 상업시설들이 대학 내에 침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서강대는 ‘대학 상업화의 첨병’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이 일로 인해 서강대의 이미지뿐 아니라 대한민국 대학 교육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이러한 점을 우려해 학부 및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홈플러스 입점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에서는 5월과 6월 한 차례씩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대위는 ‘쇼핑의 메카 서강’, ‘엄마 학교엔 무슨 일로 오셨어요?’ ‘쇼핑하러 왔지. 짐 들러 와라’ 등의 내용을 팻말에 적어서 홈플러스가 입점했을 경우 서강 교육의 미래를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는 민주노동당과 지역 상인들이 함께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홈플러스의 서강대 입점이 주변 상권을 위축시키고,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현재 서강을 구성하고 있는 교수, 직원, 학생의 의견은 홈플러스 입점 반대로 모여 있다. 교수협의회는 반대 성명을 냈고, 학생 총투표에서도 입점 반대가 찬성의 두 배 가까이 되었다. 지역 사회 또한 홈플러스의 입점을 반대하고 있다. 서강의 발전을 바라는 구성원들이, 서강대와 함께하는 지역민들이 서강대의 대형마트 입점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 당국은 이제라도 서강의 발전을 위해 구성원과 지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홈플러스 입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촉구한다. 정운 서강대 졸업생, 경기 광명시 광명7동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