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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7.08 21:20 수정 : 2009.07.08 21:20

지하는 열병합발전소
지상은 문화창작발전소
다른지역 이전 아닌 그게 대안이다

당인동 발전소는 1930년에 국내 최초의 화력발전소로 가동을 시작해서 1, 2, 3호기는 폐쇄하고 4, 5호기는 열병합발전소로 개조하여 마포, 여의도, 반포 등 5만여가구에 온수를 공급하고 있다. 사업자는 4, 5호기도 폐쇄하고 13만가구에 온수를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발전시설을 지하에 설치하는 대신, 지상에는 발전소 전시관 등 에너지, 생태공원을 조성하여 주민들과 공유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식경제부는 이 계획을 백지화하고 고양시 현천동의 난지하수처리장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그 자리에 문화창작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영국 런던의 템스강 옆에 있던 화력발전소가 현대미술관으로 바뀐 것처럼 당인동 발전소도 문화예술 복합단지로 바꾸겠다는 대통령 공약 때문이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속담은 이를 두고 한 말일까. 80년 전에 발전소를 가동할 때는 허허벌판이었던 곳이 이제는 문화도시 개발의 걸림돌로 밀려나는 신세가 됐다. 지식경제부와 서울시, 마포구는 고양시 현천동의 난지하수처리장으로 발전소를 이전하라고 하지만 경기도와 고양시는 말이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마포구가 싫어하는 시설을 고양시는 좋아할까? 지식경제부와 마포구는 하수처리장 빈터에 발전소를 설치하니까 주민들의 반발이 덜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발전소 주변 지원법에 따라 건설하는 3년 동안 120억원, 운영기간에는 6억원의 지역발전기금을 해마다 지원하고, 고양 시민 7만여가구에 온수 공급 등의 혜택을 주면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렇게 좋은 시설을 왜 고양시로 이전하나? 발전소가 도시 미관을 훼손하고 한강 조망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지하에 건설하려고 했지만 서울시와 마포구는 반대했다. 이런 경우에는 발전소 이전을 요구하는 쪽이 지역이기주의인가 반대하는 쪽이 지역이기주의인가? 이전의 명분을 문화창작발전소로 포장해도 마포구의 무거운 짐을 고양시로 떠넘기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지식경제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서울시와 마포구 얘기만 듣지 말고 경기도와 고양시, 사업자의 주장도 경청해야 한다. 열병합발전소는 지하에, 문화창작발전소는 지상에 건설하면 모두가 만족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신창현 환경분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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