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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6.21 18:35 수정 : 2009.06.21 19:04

이념 대결주의가 힘을 잃었다
상호 이념 존중하고 협력자로 대해야
막대한 군사비용 쏟아붓지 말고
문화·교육적 다양한 협력을

남과 북 사이의 대립관계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서로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에서 오는 오류이다.

남과 북이 단독정부를 수립해 갈라선 1948년에는, 현재와는 달리 세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었다. 첫째로, 많은 나라들의 경제가 오름세에 있었고, 둘째, 두드러진 환경문제가 없었으며, 셋째, 공산주의 이데올로기가 여러 나라에 퍼져 자유민주주의에 대하여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로 떠올라 있었다.

오늘날,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우리는 현재 많은 나라들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처해 있다. 심각한 빈곤문제가 전 지구에 퍼져 있으며, 사람들은 매분, 매초마다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다. 그다음으로, 우리는 공기 오염, 수자원 부족, 그리고 지구 온난화와 같은 가공할 환경 관련 재난과 맞서 있으며, 사람들은 점점 우리의 천연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환경을 개선시키는 데 드는 비용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더 이상 이데올로기의 분열에 의해 나누어져 있지 않다.

남북 분단과 잇따른 한국전쟁의 시점에서, 북한과 남한은 서로가 처한 상황을 바탕으로 그들의 정치체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북한은 마르크스·레닌주의 가치 아래에서 남한과의 통일을 원했지만, 서양의 지지를 받은 남한은 이러한 주체사상에 저항하며 시장경제를 방어하고 자유민주주의를 꾀했다. 하지만 지금, 베를린 장벽의 붕괴, 옛 소련의 해체와 중국의 시장지향 노선으로의 방향 전환 등으로 북한의 강경 공산주의 노선은 헛된 꿈이 되어버렸다.

더 나아가, 지금은 두 나라 모두가 준비하고 해결해야 하는 긴급한 경제적·환경적인 문제들이 있다. 따라서 지금은 남과 북이 그들의 정치체계나 서로를 향한 태도들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하는 시기이다.

글로벌 이념 대결주의가 그 힘을 잃었기 때문에 한쪽이 어느 한쪽의 정치적 체계를 위압할 수 있다는 생각은 없어져야 한다. 북한과 남한은 서로가 독립된 정치적 주체임을 인지하여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고 상호 이념의 차이를 존중하고 서로 적이 아닌 협력자로 대해야 할 것이다. 어느 때보다 현 인류는 협력이 필요하다. 심각한 경제적 압박과 환경의 도전이 있는 이 세계에서 대규모 군대를 유지하는 것과 국가의 자원을 파괴 목적의 군사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낭비이다.


남북은 서로 막대한 군사적 비용에 기여하는 상호 의심과 두려움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이제 서로를 인정하는 신뢰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들은 또 학교의 문화적·교육적 교환 프로그램 같은 여러 형태의 다국적 협력을 만들어 가야 한다. 신뢰의 증진과, 유대와 교류의 증대는 결과적으로 두려움을 감소시킬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지 않고 미묘한 방법으로 비방하고 모욕하는 대신에 그들에게 일어난 과거를 무릅쓰고 우호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찾아야 한다. 남과 북은 지금 올바른 길을 찾을 때이다.

줄리안 코랍-카프로비치 경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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