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생산량 증가만을 따지는뒤틀린 산업문화가 재앙 불러
가야 할 방향은 분명
실천의 길 찾아야 느닷없이 또 한 번 전 지구가 들썩인다. 비교적 최근에 탄생한 조류인플루엔자, 광우병이 늘 인간 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 급기야 돼지까지 달려든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번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탄생 과정이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돼지의 몸에 전염되고 그 안에서 이른바 ‘유전자 재구성’ 과정을 거쳐 변종 바이러스가 새롭게 탄생하였다는 관련 과학계의 한 보고다. 문제는 조류독감의 경우와는 달리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직접 감염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근원적인 치료제는 없다. 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한 멕시코에서만 이미 16명(2일 기준 세계보건기구 공식 발표 수치)의 환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꼭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고 싶다. 그러나 누구? 두 눈이 충혈된 애꿎은 돼지는 진창에 빠진 발로 닭을 가리키는데. “나보고 뭘 어쩌라고?” 닭은 모가지를 꼿꼿이 쳐들고 달려들 태센데. 헐, 낭패다. 사실, 문제의 근본 원인과 그 처방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다. 지나치게 인위적인 사육방식이 광우병을 일으키는 변종 바이러스를 낳았고, 항생제를 남용하는 양계 방법이 타고난 닭의 (어쩌면 변종 바이러스에도 대항할 만한) 면역력을 약화시켜 결국 조류인플루엔자에 속수무책인 지경에 이르게 하는 원인이라는 사실은 상식이 된 지 이미 오래다. 마침 필자는 시골 농가에 사는 덕택으로 연전에 병아리 몇 마리를 사서 집터에 놓아기른 적이 있다. 인공 사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으니 이 닭들에게는 항생제가 전혀 투여되지 않은 셈이다. 그래서일까? 그동안 인근 지역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몇 번 발생하였으나 이놈들은 끄떡없이 건강한 유정란을 잘만 낳았다. 문제는 타고난 면역력이다. 물론 필자 개인의 양계 경험은 사치다. 양계를 생업으로 하는 분들께는 송구스러운 이야기일 수 있다. 다만, 오늘의 생물학적 재앙은 자연생태를 벗어난 사육방식을 포함하여 오늘날 온갖 형태의 생산방식이 자연으로부터 지나치게 멀어져 버린 탓임은 분명하게 지적하고 싶다. 더구나 그처럼 왜곡된 형태의 생산방식을 부추기는 근본 원인은 오직 생산량 증가만을 지향하는, 심하게 뒤틀린 우리의 산업문화에 있다고 주장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변종 바이러스는 변종 문화의 자식이다. 그것도 장차 낳을 수많은 자식들 중 하나일 뿐이다. 하여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는 분명한데, 늘 그렇듯이 실천이 문제다. 강용기 전남 담양군 담양읍 강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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