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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3.18 21:08 수정 : 2009.03.18 21:08

왜냐면

이범씨 칼럼 ‘일제고사, 반대가 능사인가?’에 대한 반론

교육평론가인 이범씨의 평가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아쉬워 반론을 편다.

첫째, 평가는 다양하다. 교육과정에는 수많은 교과가 있고, 교과마다 크고 작은 교육영역이 있고 그 영역들은 영역들의 특성이 있어 한 가지 방법으로 교육 성과를 측정할 수는 없다. 말하기 평가는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있는가를 평가한다. 일제고사 지필평가로 말하기 평가가 가능한가? 읽기와 듣기는 어떤가? 더불어 평가는 내용 평가 외에 과정 평가가 있다. 실과에서 요리 실습을 하면서 요리를 하는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다. 요리가 완성된 다음에 맛을 보고 하는 평가와 달리 요리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과 협동성이나 재료의 선택이나 도구 사용을 평가한다. 도덕 교과에서는 지식적 영역과 규범적 영역이 있는데 지필로 잴 수 있는 지식 영역은 대부분 만점이다. 예를 들어 ‘버스를 탈 때는 순서대로 줄을 지어 탄다’는 누구나 다 안다. 그래서 이런 문제가 출제되면 대부분 만점이다. 그러나 한 발 생활 현장에 서면 지식과 행동은 달라진다. 서로 먼저 타려고 난장판이 된다. 지식에서는 만점인데 행동에서는 빵점이다. 도덕 교과가 지향하는 목표는 지식보다는 행동 변화다. 행동 변화를 일제고사로 평가할 수 있겠는가? 일제고사는 단순히 지식, 그것도 아주 단편적인 지식을 평가할 수 있을 뿐이다.

둘째, 우리는 21세기를 지식기반 사회라고 하고, 지식기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적 덕목은 창의력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창의력은 어떻게 육성되는가? 일제고사로 창의력을 평가할 수 있으며 일제고사가 창의력 교육 발현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적 방법인가? 일제고사는 지필시험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고등 정신 기능을 잴 수 있는 문항을 만든다고 하나 지필시험이라는 한계는 벗어날 수가 없다.

셋째, 진단평가가 필요하다거나 학력은 투입과 산출이니 생산성을 알아야 투자를 할 수 있지 않으냐고 한다. 경제 논리다. 교육의 성과는 장기적이다. 거시적이다. 진단평가는 정책상 필요하면 표집으로 해야 한다. 교육 성과 평가는 학교에서 종합한 평가를 자료로 활용하면 된다. 덧붙여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교사가 잘 안다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어떤 학생은 국어 읽기는 잘하는데 쓰기가 서툴고, 다른 아이는 미술 교과에서 그리기는 수준급인데 만들기에는 서툰 학생도 있다. 이는 이를 직접 가르치는 교사가 제일 잘 안다. 진단평가지는 한쪽, 그것도 아주 작은 한 면을 잴 수 있을 뿐이다.

이천만 전 교장, 광주 산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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