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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3.15 18:10 수정 : 2009.03.15 19:54

왜냐면

영국 저학년 교실 두세명 보조교사
선생님과 협조·견제로 효율 높이고
아이들 세심하게 돌봐줘 부모 든든

3월, 새 학기의 달이다. 달마다 많은 사연과 상징들이 존재하겠지만, 3월을 시작의 학기로 생각하는 것은 부모로서, 교육자로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모든 교육과정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초등교육에 더욱 관심이 간다.

영국의 초등교육은 기본적으로 스포츠, 음악, 미술 등 과외 활동을 통하여 인성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인성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으로 보조교사 제도를 들 수 있다. 우선 저학년의 교실에는 보통 2명에서 3명, 때에 따라 교사를 포함하여 4명의 선생님이 교실 안에 있다. 수업을 진행하는 정교사와 수업의 잔업을 도와주는 보조교사들이 있는 것이다. 업무 분담을 통해 교육 효율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가 보이는 협조와 보이지 않는 견제를 통하여 개인적인 판단 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작게는 아이가 학교에서 상처가 생겼을 때, 언제, 어떻게, 어느 정도의 상처가 생겨, 어떻게 조처를 했는지 문서화하여 학부모에게 보내는 일을 한다. 또 학부모를 초대해 선생님들을 소개하고, 학교의 교육 방법을 일일이 설명하고, 토론하는 일, 또는 등하교 때마다 담임 선생님이 학생 한명 한명 호명해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일 등 아주 섬세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학부모로선,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 아이로서도, 외국어를 익히는 일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들을 다양하게 경험하게 해주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지식의 습득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과의 관계인 것이다. 짐작하겠지만, 통제하기 힘든 저학년 교실은 거의 전쟁터와 같다. 달래고, 이해시키고, 주의를 주면서 상처받지 않게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학생과 교사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진정성과 애정을 바탕으로 둘 사이의 관계가 형성될 때만이 교육의 효과는 최고점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험난한 교육과정을 착실하게 감당하게끔 저학년에게는 사랑과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첫걸음은 보조교사 제도 도입이라고 생각한다. 첨단 시설을 확충하고, 다양한 교과과정을 만들고, 영어 교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우리 아이들에 대하여, 미처 부모가 발견하지 못한 점을 교사의 객관적인 관찰을 바탕으로 얘기해 주는 선생님을 바란다.

보조교사 제도는 선생님의 잔업을 줄여 교육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담임 선생님의 독단적인 판단 착오를 견제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최소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어떤 식으로건 선생님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선생님도 사람인데, 화장실에 데려가기도 하고, 학습도구들도 챙겨줘야 하고, 울고 다투는 아이들 달래고, 혼내고 하다 보면, 힘도 들고 화도 나지 않겠는가. 이런 모든 것을 감당하면서 생긴 짜증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선생님 모두가 테레사 수녀일 수는 없지 않은가. 보조 인력이 정식 교사 교육을 받은 자일 필요는 없다. 영국에서는 학부모 중에서 지원을 받아 보조교사로 두기도 한다. 한 가지의 기본은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상영 영산대 CT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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