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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1.18 19:47 수정 : 2009.01.18 19:47

왜냐면

무리와 억지로 범벅된 KDI 보고서
경부운하 이용자 선호 조사로 대체한 건
실제 조사때 ‘0’이 나오기 때문인가?
인천터미널·평택항 물동량은
경인운하를 통과하지 않는데 왜 포함?
이는 2조2500억 혈세방조죄·국민기만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인운하 타당성 조사 보고서에 대해 여러 문제제기가 나오자 개발연구원 원장이 “자존심이 무지 상한다”고 토로했다. 개발연구원의 자존심 훼손과 함께 2조2500억원의 혈세가 탕진된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매우 슬픈 일이다.

인과관계란 말이 있다. 모든 현상을 파악하고 판단하는 기준이다. 40m면 충분한 방수로를 운하로 만들기 위해 80m로 넓힌다면, 추가로 40m를 넓히는 비용은 마땅히 운하 건설비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는 초등학생도 수긍할 수 있는 논리다. 무리와 억지로 범벅이 된 경인운하 프로젝트가 개발연구원 원장의 억지 논리까지 불러일으켜 안타깝기 그지없다.

경인운하의 핵심은 해하(Sea-River) 겸용선이다. 경인운하의 성패가 그 배로 좌우되기 때문이다. 18㎞ 경인운하는 거리가 너무 짧아 일반 선박은 경제성이 없어 운하를 이용할 수 없다. 따라서 20억원의 용역비를 받고 경인운하의 타당성을 조사했던 네덜란드 용역회사 데하베(DHV)가 대안 선박으로 해하 겸용선을 제시했다. 그 배는 중간(인천)에 환적을 하지 않고 바다와 운하를 곧바로 운항할 수 있는 특수 선박으로 현재 영국과 유럽 대륙을 오가며 운항 중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2009년 1월14일에 공개한 개발연구원 보고서는 그 배의 건조 비용, 속도 등의 명세를 알 수 없어 일반 선박으로 대체하여 경인운하의 경제성을 분석했다고 변명한다. 개발연구원 연구팀은 2008년 10월 데하베를 방문하고 3시간 면담료 500만원을 지급하며 데하베와 면담도 했다. 마땅히 그 배가 다닌다는 도버해협은 물론 그 배를 건조한 조선소에도 찾아가 건조비 등을 조사했어야 한다. 조사팀은 경인운하의 핵심 요소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청맹과니들이다.

개발연구원은 이번 용역에서 이용자 선호도 조사(SP; Stated Preference Survey)라는 가장 핵심적인 조사 항목을 생략하고 2008년 초에 행한 경부운하 이용자 선호도 조사 자료로 대체했다. 데하베도 이용자 선호도 조사를 하지 않고 한국해양수산연구원(KMI)의 자료를 시뮬레이션으로 산출했다고 한다. 이것은 실제로 이용자 선호도 조사를 하면 거의 제로의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데하베는 22개월의 용역 기간임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회피해 버린 것이다.

개발연구원이 예측한 경인운하 물동량은 2011년 컨테이너 29만4천TEU, 바닷모래 633만톤, 철강재 50만톤, 여객 60만명 등이다. 그중 컨테이너의 80%, 바닷모래의 53%가 인천터미널을 이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인천터미널의 화물은 경인운하를 통과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인천터미널의 물동량을 경인운하 물동량에 포함시켰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왜 평택항의 화물이 경인운하로 전이한다는 것인지 도대체 납득할 수 없는 항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떻게든 경제성을 부풀리기 위해 몸부림을 친 결과들이다.


나는 이번 개발연구원의 행태를 일종의 지식범죄로 보고 싶다. 2조2500억원의 막대한 국고를 낭비하는 ‘혈세낭비 방조죄’에 국민을 속이는 ‘국민기만죄’에 해당한다. 개발연구원 보고서는 무슨 소리로 변명을 해도 보신과 영달을 위해 철저히 조작하고 가공한 결과물이다. 개발연구원 보고서가 엉터리라는 것은 경인운하가 완공되면 명백히 나타날 것이다.

임석민 한신대 경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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