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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08 16:38 수정 : 2005.07.14 20:47

2008 입시안에서 특목고와 관련된 ‘동일계 특별전형’을 도입하고 확대하기로 하였으므로, 동일계로 진학하려는 특목고 학생들은 내신 불리를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외국어나 과학 계열이 아니라 다른 계열로 진학하고자 한다면 특목고의 설립 목적상 이로 인한 손실은 당사자가 수용하여야 한다.

지난해 2008학년도 대학 입시안이 발표되면서 학교 내신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에 첫 중간고사를 맞아 일부에선 중간고사의 과열을 우려하여 비교육적인 내신 전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대부분이 첫째, 외국어고·과학고 등 특수목적고나 비평준화 지역 우수고의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부당하게 낮은 평가를 받으며, 둘째, 학생들이 고1부터 입시 경쟁에 시달리게 되며, 셋째, 학교의 내신을 믿을 수 있겠느냐는 것에 맞추어져 있다.

나는 2008 입시안은 평준화 정책의 토대 위에서 학생들의 실력을 고려하려는 노력의 산물이고, 학교 정상화의 진전이라는 면에서 지난 입시제도보다 낫다고 본다. 그리고 이에 대한 비판은 그 관점이 잘못되었다고 본다. 이와 관련하여 차례로 생각하여 보자.

첫째, 2008 입시안에서 특목고와 관련된 ‘동일계 특별전형’을 도입하고 확대하기로 하였으므로 동일계로 진학하려는 특목고 학생들은 내신 불리를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외국어나 과학 계열이 아니라 다른 계열로 진학하고자 한다면 특목고의 설립 목적상 이로 인한 손실은 당사자가 수용하여야 한다고 본다.

비평준화 지역 우수고의 경우는 상대적 평가가 이루어지는 내신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대학이 내신만으로 뽑는 게 아니라 수능과 대학별 고사 등을 함께 반영하기 때문에 우수한 학교에 다닌다고 반드시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수능성적은 9등급으로 기록되는데, 4가지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이나 2등급을 받는다면 이름 있는 주요 대학에 거의 다 입학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둘째, 고1 초기부터 입시경쟁에 시달릴 필요가 있는가의 문제다. 그런데 현재 상태를 보더라도 많은 학생들이 고1보다 훨씬 이전부터 대학 입시를 염두에 두고 각종 공부를 하고 있다. 이것은 입시를 중시하는 풍토의 문제이지 내신 중시 입시안에서 비롯되는 문제는 아닌 것이다. 그리고 고1 중간고사라는 단 한번의 시험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3개 학년에 걸쳐 12번의 시험으로 결정되므로 한두번의 실수를 극복할 기회를 여러번에 걸쳐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단 한번의 시험으로 잘못될 수 있다는 주장은 학생의 평상심을 잃게 하는 지나친 과장이라고 판단된다.

셋째, 학교 내신의 신뢰성과 관련된 문제다. 그런데 이 신뢰성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문제다. 만족스럽지 못한 면도 있지만, 학교 내신은 함께 최대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와 관련하여 학교나 교육 당국은 예전보다 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대학 입시가 내신 위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학교 교육은, 대학 입시가 수능 위주여서, 주요 과목의 지식을 잘 정리하는 데에 맞추어져 왔다. 그리고 수능 과목이 아닌 것은 그저 시간을 때우는 교과로 취급받기도 하고 심지어는 이중 시간표를 운영하는 편법의 대상이 되곤 하였다. 역설적이게도 이른바 학벌 사회의 뿌리라고 비판을 받고 있는 서울대가 교육 과정상의 전 과목을 반영하여 대입 교과가 아닌 소위 변두리 교과 선생님들의 위안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대학 입시는 학교 교육의 성과인 내신을 중심으로 하고, 내신이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도록 점차 만들어가야 한다. 내신 중시는 여태까지 관심을 적게 두었던 학교 교육의 내용에 대하여 함께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이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 이 부분에서 학교 교육은 더 책임을 맡아야 하고 학교가 더 책임을 맡도록 사회는 격려를 하고 지원을 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해 교육부는 교육시민단체의 비판과 격려를 받아가면서 내신 비중을 늘려 나가는 2008 입시안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학교 교육 정상화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한걸음 뗀 것이다. 나는 이러한 노력이 아주 값지며 한국 교육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국민의 관심을 학교 교육에 집중하도록 만들며, 교육은 역시 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교육 본연에 충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토대 위에서 내신의 비중이 한 단계씩 높아진다면 5년, 10년을 거치면서 한국의 학교 교육은 더욱 충실해질 것이다. 이런 점에서 고1 중간고사를 비롯한 내신은 쉽게 지나쳐야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고민하면서 교육적으로 뜻있게 다져나가야 하는 소중한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천희완/정의교육시민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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