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1.05 22:36
수정 : 2008.11.05 22:36
왜냐면
‘“독선 버리자” 한국 기독교 소금 같은 반성’ 기사 반론
10월22일치 <한겨레>에 ‘“독선 버리자” 한국 기독교 소금 같은 반성’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서 정양모 신부는 예수는 하나님 자비의 화신이라 했고 피터 판 신부는 진리는 곧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성경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예수께서는 “내가 곧 진리”라고 했고 아버지의 말씀이 곧 진리라고 했는데 이는 곧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일컬음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단지 사랑이나 배달하는 자가 아니라 사랑과 정의로 세상을 다스리는 자이다. 또 정진홍 교수는 그리스도교 교회는 인류와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운명공동체가 아니라고 비판적으로 말하였다. 이 비판은 교회의 잘못을 지적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되면 인류와 함께 운명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라면 하나님의 다스리심에 순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로도 발전할 수 있다. 성경은 일관되게 하나님을 우주의 창조자요 다스리는 자로 선포하고 있다. 성경이 계시하는 하나님의 통치는 인류에게 이 사실을 가르치는 데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한편 그들은 ‘성경 또는 진정한 기독교’의 실상이 아닌 허상을 비판하고 있다. 예컨대 그들은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심판의 대상을, 거꾸로, 기독교를 대변하는 자들로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기독교의 잘못은 그 배타성과 독선이며(정진홍 교수) 기독교의 이러한 배타성의 근본원인은 문자주의적 성서신앙에 있다고 진단한다(길희성 교수).
그러나 그들도 인정하겠지만 창세기 4장의 가인의 살인을 예로 들면 가인의 범죄와 하나님의 심판은 질적으로 같은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회개하지 않는 살인자를 정죄하고 심판하시는 것은 살인을 금하시는 것인 반면, 만일 누가 회개하지 않는 살인자를 용납한다면 이는 살인을 용인하는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노아의 홍수와, ‘소돔과 고모라’의 심판도 하나님의 정의로운 심판이었다.
정진홍 교수는 기독교는 배타와 독선을 벗어나지 못하면 파멸 또는 소멸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악을 제재하지 않는 행위는 그 악을 방치하는 행위로서 그 악을 행하는 죄에 버금가는 악이 되는 것이다. 유대인 학살 등, 열렬한 독일민족주의를 앞세운 히틀러의 광기는 당시 독일 기독교의 묵인 아래 자행되었지만 2차 세계대전 후 독일 교회는 그 침묵을 회개했다.
그러나 그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사람이 악을 제재할 때는 독선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로마교황청은 새천년기의 벽두에 중세의 역사적 십자군전쟁을 공식적으로 참회했다. 그런데 그것은 악을 제재하다가 발생한 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그것은 그야말로 독선, 곧 예루살렘을 찾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는 황당한 생각에서 비롯된 전쟁이었다. 그 누구도 하나님을 대신하여서는 안 된다.
부시의 이라크 침공의 광기도 기독교의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도리어 히틀러와 십자군전쟁과 부시의 이라크 침공은 하나님의 심판의 대상이라고 해야 된다. 가인과 같은 살인자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심판을 대행한다고 하면서 아무도 그를 사사로이 죽여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심판 자체에 맡겨야 한다. 사람들이 할 일은 가인을 회개시키는 일이다. 그리고 자기 자신도 가인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는 일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인류의 범죄와 하나님의 심판을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몰가치적 오류이듯이, 하나님의 심판의 대상자들을 기독교의 대변자로 보는 것도 크나큰 착각인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라”(요한복음 18:36) 하셨다. 이 말씀은 기독교는 세상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위에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세상과 정치적 경쟁을 할 일이 없는 것이다. 배타와 독선으로 폭력적인 전쟁사를 연출한 것은 진정한 기독교가 아닌 이단적 오류이다. 그러므로 비판자들은 그들을 기독교의 대변자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정의롭고 평화로운 나라는 심판을 배제한 채 단지 “사랑의 화신”인 하나님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새롭게 하시는 인류의 선한 양심과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강세형 예장 ‘합신’ 교단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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