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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8.21 20:49 수정 : 2008.08.21 20:49

왜냐면

빙하 녹으면 북극해로 연중 개방
해저자원 개발 가능성 높아
북극 국제논의 참여 노력을

최근 우리 정부 대표단과 북극 다산과학기지에 다녀왔다. 남극대륙과 달리 북극점은 얼음 바다 한가운데에 있으므로, 우리 다산기지는 노르웨이 최북단 북위 80도의 스발바르 섬의 뉘올레순 국제기지촌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 5년을 보낸 뉘올레순 기지촌의 오드바르 소장은 “지난 3년간 계속 겨울에도 앞바다가 얼지 않았다”며 우려하는 표정으로 얼음산에 둘러싸인 바다를 내다본다. 우리 대표단에게 브리핑을 해준 노르웨이 극지연구소의 홀멘 연구실장은 “북극에서는 지구의 다른 지역들보다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 패널은 최악의 경우 북극의 얼음이 30년 뒤면 모두 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변화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급속한 온난화로 특히 북극이 해빙되는 것은 생태계의 파괴 등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수반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최소한 가까운 장래에 북극해 해빙이 불가피하다면, 우리는 인간이 가져온 기후변화를 막는 노력 이외에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북극의 얼음이 녹을 경우 경제적 측면에서는 국제해상운송로 단축과 자원개발 가능성을 가장 큰 변화로 꼽을 수 있다. 즉, 현재 얼음에 덮여 쇄빙선의 도움 없이는 운항이 어려운 북극 항로가 일년 중 상당 기간 또는 일년 내내 개방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아시아와 유럽간 해상운송 시간은 약 40% 단축될 수 있다. 예컨대 현재 수에즈 운하를 통해 1만1000마일 정도인 우리나라와 유럽간 항로가 북극 항로를 이용하면 6900마일로 줄어든다.

또 이 지역은 미개발된 전세계 원유·가스의 4분의 1이 매장되어 있는 등 자원의 보고로 알려져 있으므로, 북극해의 해빙은 이들 자원의 개발 가능성도 높여줄 것이다. 물론 북극은 바다이므로 해양법에 따라 연안국들이 일정 범위 안에서 개발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지만, 우리도 연안국과 합작으로 자원개발에 참여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에게 극지 연구와 활동이 생소한 분야는 아니다. 이미 1986년 남극조약에 가입하고 88년부터 세종기지를 상설 운영하고 있으며, 북극에도 2002년부터 다산과학기지를 운영하여 왔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 정부는 지난 5월 북극 관련 정부간 기구인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에 옵서버 가입을 신청했다.

북극이사회는 현재 북극해 연안국 8개국이 회원국이고, 독일 등 6개국이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 대표단은 이번 북극지역 방문을 통하여 북극의 보존과 개발에 우리의 참여와 기여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북극이사회 의장국인 노르웨이와 우리의 옵서버 가입 등 제반 문제를 협의하였다. 우리의 가입 신청은 내년 4월 북극 장관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북극이사회 옵서버 가입을 통하여 북극과 관련한 국제적 논의에 최대한 가까이 참여하고 북극지역의 보존과 환경보호는 물론이고 개발 가능성에도 우리가 응분의 역할과 기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오준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조약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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