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계량화 반드시 필요해 창의성 말살이기주의자로 만들어 도덕성 말살
특정계층에 유리해 사회정의 말살 끊임없는 경쟁 교육이 대한민국을 발전시킨다고 믿는 사람들을 위해 경쟁 교육이 경쟁력이 없는 이유를 몇 가지 밝히고자 한다. 첫째, 경쟁 교육은 창의성을 말살시킨다. 경쟁은 둘 이상의 개인이나 집단의 비교를 전제로 한다. 비교를 위해서, 더군다나 평가나 선발의 비교를 위해서는 반드시 계량화가 필요하다. 즉 수치화하는 양적 표현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생각해 보자. 어떻게 창의성을 계량화할 수 있는가? 창의성은 수치화된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눈앞의 결과만 보는 지금의 경쟁 교육은 창의적 과정을 기다리지 못한다. 얼마 전 어느 기사에서 삼성이 노키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았다. 이것은 창의성 말살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노키아가 있는 핀란드(경제협력개발기구 교육경쟁력 1위)는 비경쟁 평등 교육을 지향하고 삼성이 있는 대한민국은 살벌한 점수 경쟁 국가이다.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 한국 경제를 위해서 오히려 기업이 앞장서서 지금 한국의 경쟁 교육을 없애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둘째, 경쟁 교육은 도덕성을 말살시킨다.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에게 도덕적 목적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이기주의자가 되는 것이 지금의 경쟁 사회에서는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덕적 바탕이 무너진 사회에서, 돈 많은 부모가 더 대접받는 천박한 사회에서(우리 이제 동방예의지국이란 말은 하지 말자. 창피하다.) 내가 과연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 더구나 이제는 오히려 도덕이 경쟁력이다. 많은 국제적 기업들이 윤리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다. 이기적 마인드를 가지고 어떻게 자연과 조화로운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이제 자본은 착해져야 한다. 셋째, 경쟁 교육은 사회정의를 말살시킨다. 자본주의의 기본 아이디어는 업적에 대한 합리적 보상이다. 물론 이러한 ‘업적주의’로 인해 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한다는 의견이 있으며 나 또한 동의한다. 그러나 기왕에 업적에 대한 보상을 하려면 정의롭게 해야 한다. 부모의 모든 인생을 자녀에게 쏟아 부으려는 지극한 사랑이 왜곡되어 나타난 사회적 병리현상이 지금 대한민국의 사교육 문제이다.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가 가랑이가 찢어지듯이, 사교육 의존도를 과잉으로 부채질하는 특정 계층과 지역 학부모님들 덕분에 지금 한국은 그야말로 경쟁 과잉 상태다. 그러다가 이제 정말 가랑이가 찢어져서 따라가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면 오히려 다행한 일일까? 그때 폭발하는 민심을 어떻게 조정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경쟁 교육은 자본주의의 건강성을 해친다. 오로지 결과로 나온 수치로만 승패를 좌우하고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지금의 한국 사회는 미래가 불안하다. 우리 안의 경쟁이 대외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일이다. 권성일 부여여고 철학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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