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4.17 18:18
수정 : 2008.04.17 19:17
왜냐면
영화 <슈퍼맨>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미국 영화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는 1995년 승마사고로 목뼈가 부러져 전신이 마비되는 장애인이 되었다. 사회활동을 더는 할 수 없으리라는 세상 사람들의 부정적 예상과는 달리 96년에는 온몸과 머리를 휠체어에 묶은 채 모니터와 마이크를 통해 연기를 지시하는 방식으로 영화 <황혼 속에서>를 감독했다. 뉴저지주에 척수마비 장애인 전문센터를 건립하는 등 비장애인이었을 때보다 더 활기찬 삶을 살다가 2004년 심장마비로 숨졌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프랑스의 마리 프랑스 브루(67)는 15년 전인 52살 때부터 얼굴조차 움직일 수 없고, 숨도 자력으로 쉴 수 없고, 밥도 못 먹는다. 단지 얼굴 근육 일부분만 움직인다. 바로 그 부분에 스위치를 달아 컴퓨터를 다루며 남편과의 대화나 일상적인 대화도 전자우편으로 주고받는다.
한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로 불리는 서울대 이상묵 교수는 2006년 44살 때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지질조사를 하던 중 자동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로 목 아래가 완전히 마비되었다. 그 후 재활 치료과정을 거쳐 전동휠체어에 앉아 입으로 작동하는 마우스, 컴퓨터 등 보조 공학기기를 이용해 학생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사회복지 정책의 선진국으로 알려진 미국에서는 장애인 대다수가 정부에서 장애보조 공학기기를 무상으로 지원받는다.
이렇듯 최첨단 장비를 통해 장애인들이 사회활동과 직업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작은 정보기술(IT) 하나로 사회가 필요한 곳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중증 장애인의 고용확대에 필요한 보조 공학기기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병행한다면, 신체적 한계를 벗어나 생산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길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 보조 공학기기의 국산화, 저가화, 고품질화, 한국어 음성인식 프로그램 개발, 그리고 정보기술 소프트웨어 보조기기의 한글화가 시급하다. 국내 장애인 고용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장애인 공무원이 1.50%, 민간 사업체 부문 장애인 노동자 1.35%로 아직도 의무고용 비율인 2%에 못미치고 있다. 이제는 장애유형의 확대와 장애인구의 증가로 정책 대상이 확대됨에 따라 보조공학 지원 서비스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장애인 차별금지법’은 장애인의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유도하여 장애인 고용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월20일은 28번째 맞는 ‘장애인의 날’이다.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려면 장애인의 안정된 직업생활을 돕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황보익/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보조공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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