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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4.14 20:00 수정 : 2008.04.14 20:00

왜냐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누구나
지구에게 빚을 지고 있다
선량한 채무자로서의 인식을 실천으로 보여주자

우주에서 가장 아름답고 신비한 별인 지구를, 인류는 무분별하게 개발하고 파괴함으로써, 앞으로도 생물의 생존이 가능할까를 염려해야 할 지경으로 만들어 버렸다. 태양에너지를 적절하게 차단하고 적절하게 가두어 두는 온실가스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하는 온난화 현상은 지구를 생명의 별에서 죽음의 별로 만들어 가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이 조사한 설문결과를 보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온난화는 시급한 환경문제 순위에서 6위에 그쳤으나, 2006년에는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지난해 우리 국회에서 제정된 지속가능발전기본법은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래 세대가 사용할 경제·사회·환경 등의 자원을 낭비하거나 여건을 저하시키지 아니하고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 지속가능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동안 대기 중에 무차별적으로 버려졌던 각종 오염물질은 실상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했던 전력이나 상품과 다름 아니었다. 한때 우리는 산업화를 통한 선진국가 건설을 지상목표로 삼았고, 심지어는 초등학교 미술교과서에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공장 굴뚝이 희망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실리기도 했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법이 요구하는 것처럼 미래세대가 사용할 여건을 저하시키지 않으려면 현 세대는 이 지구를 후손에게서 빌려 쓰고 있다고 하는, 돌려줄 때는 원상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하는 채무의식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산업혁명 이후 대를 이은 파괴의 결과가 워낙 심각하여 원상회복까지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최소한 ‘우리가 존재함으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우리가 책임진다’는 인식만큼은 분명히해야 한다.

탄소중립적(Carbon Neutral) 행동은 바로 그러한 선량한 채무자로서의 인식을 실천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증감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탄소중립은 현재의 배출량을 확인한 후 감축행동을 통하여 최대한 줄이고 그러고도 남는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한 방법으로 취하는 행위다. 이 채무변제의 책임은 지구상에 존재하면서 이산화탄소 증가에 기여한 모든 이에게 있다.

교토의정서의 기본정신인 공통의 차별화된 책임 즉, 기후변화의 책임이 모든 국가에 있으나 책임의 정도는 다르다는 이 원칙은 우리 사회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더는 누구에게 더 큰 책임이 있는가를 논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지금은 행동할 때다. 머뭇거리다가는 후손에게 원상회복된 지구를 물려주기는 고사하고 현세대의 안녕을 염려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난날 살아오면서 남겨 놓은 ‘탄소의 흔적’은 우리 세대가 지워야 한다. 기업은 정부가 인증한 감축실적의 구매,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조림 등의 방법으로, 개인은 고효율제품을 구매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동참할 수 있다. 탄소중립적 행동이 빠르고 클수록 현세대와 다음 세대가 부담할 비용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선제적 투자가 될 것임은 너무나도 분명한 이치다.

이한우/에너지관리공단 기후대책실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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