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
지속가능한 ‘수소경제’ 를 위하여 |
재반론-4월18일치 ‘수소경제는 현실이다’를 읽고
수소는 에너지원이 아닌 에너지 활용 기술이다. 수소를 재생 가능 에너지에서 얻는다면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소경제가 펼쳐질 것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화석연료나 원자력발전에서 수소를 얻는다면 이것은 결코 환경 친화적이지 않다.
결론부터 말해 우리가 지금 ‘수소경제’를 비판하는 이유는 수소는 에너지원이 아닌 에너지 활용 기술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노무현 대통령이 시승했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전국에 100만대 이상 보급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고 에너지 문제가 해결될까? 몇해 전 전기자동차와 관련한 비슷한 논의가 있었다. 전기자동차의 도입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것만 도입하면 대기오염 문제도 해결되고 연료 문제도 해결된다고 얘기했다. 몇몇 환경단체도 이에 동조했다. 전기자동차를 도입하면 대기오염 문제는 어느 정도 나아질 것이다. 휘발유, 경유, 엘피지 차량에서 나오는 매연을 전기자동차에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연료 문제까지 해결되지는 않는다. 전기자동차에 필요한 전기를 어딘가에서 어떠한 형태의 발전소를 운전해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기자동차를 과연 환경친화적인 수송수단으로 볼 수 있을까?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전기를 재생가능 에너지에서 얻는다면 환경친화적인 교통수단일 테고,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한다면 현재의 에너지 수급구조와 별반 차이가 없고 이는 환경문제·에너지문제만 더욱 가속화할 뿐이다.
수소 논쟁도 마찬가지다. 수소를 재생가능 에너지에서 얻는다면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소경제가 펼쳐질 것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화석연료에서, 또는 ‘세계적인 우리나라의 원자력 기술’로 지어진 원자력발전에서 수소를 얻는다면 이것은 결코 환경친화적이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원자력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수소경제를 얘기하는 논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원자력 확대 의지가 숨어 있다. 원자력을 통해 전기를 만들든 수소를 만들든 원자력은 반생명적이고 반환경적이다. 또, 여기서 나오는 핵쓰레기는 여전히 골칫거리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소는 결코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에너지대안센터도 수소의 활용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외국 견학을 갈 때마다 수소 활용을 연구하는 기관에 찾아가 정보를 얻어오고, 또 도심에서 수소자동차나 수소버스를 발견하면 어린아이마냥 신기해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수소를 바탕으로 한 기술이 보급된다고 해서 에너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호들갑 떨지는 않는다. 수소는 에너지원이 아니라 에너지를 활용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전세계적인 에너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오죽하면 에너지 전쟁까지 벌어졌겠는가?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할 일은 에너지 활용 기술인 ‘수소’를 연구하는 노력도 있어야겠지만 근본적으로 수소를 어떻게 얻을 것인지, 즉 재생가능 에너지 시스템으로 에너지를 얻을 것인지, 현재와 같은 화석연료와 원자력에 기반해 에너지를 얻을 것인지 깊이 있게 고민하는 일이다. 재생가능 에너지 없이 펼쳐지는 수소 활용은 결코 지속가능하지도, 환경친화적이지도 않다.
염광희/에너지대안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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