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10대는 어른 못지 않은 판단력과논리적 분석·상상의 추리가 가능한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가질나이
그들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면 더 활기차고 합리적 사회가 될 것 선거철이 돌아왔다. 그것도 나라의 최고지도자를 뽑는 대통령 선거다. 통치이념이나 철학이 다른 정당 후보나 개별 후보들이 나와 서로 토론하고 검증하면서 국민들에게 심판을 보게 하는 것이다. 요즘 방송이나 신문들은 그런 대선후보들을 날마다 쫓아다니며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자들은 후보들의 조그마한 동작, 곧 손 한 번 들고, 발 한 번 옮기는 일마다 따라다니며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 거기에 관심을 보일까? 특히 청소년들은 더 그렇다. 아예 고개를 돌려버린다. 왜 이렇게 되는가? 제도의 모순은 없다고 보나? 지난해 어렵게 청소년들의 투표 연령을 19살로 한 살을 낮추었다. 그러나 청소년의 투표권은 더 낮춰야 한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기본법에는 현재 청소년 나이를 9살에서부터 24살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많은 어른들은 청소년을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사람으로서 보호와 선도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본다. 따라서 어떠한 일에 자기 결정권을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현재 초·중·고등학교에서는 해마다 전교 학생회장을 민주적인 선거절차를 거쳐 직접투표로 뽑고 있다. 청소년 심리학자들의 연구에서도 10대 초반이면 어른 못지 않은 판단력을 지닐 수 있다고 본다. 논리적이며 상상의 추리도 가능하다는 정신분석 학자들의 주장도 있다. 따라서 중학교 1학년 정도의 나이면 어른과 마찬가지로 분석과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투표권을 줘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것이 개인과 민주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소중하다고 본다. 사고와 논리력이 빛을 발하는 청소년들이 이미 고정관념으로 뭉쳐진 어른들과 함께 후보들의 정책토론을 지켜보면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해 보는 문화가 형성된다면 우리 사회 전체가 더욱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청소년들은 스포츠, 예술분야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의 각 방면에서 어른 못지 않은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이런 젊은이들이 국민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할 까닭이 없지 않는가? 운동선수나 예술인들도 수많은 훈련과 경험을 통해서 기량이 연마된다. 투표권 행사도 아주 훌륭한 경험과 체험학습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젊은이들의 세상이 되게 하고 새로워지려면 국민의 기본권리인 참정권을 청소년들에게 안겨야 한다. 나라의 젊은이들이 요동을 쳐야 활기가 차고 살맛이 난다는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의 ‘붉은 악마’들의 응원 모습에서 이미 확인하지 않았는가. 따라서 이번 대선에서는 청소년들의 참정권이 화두로 오르기를 간절히 바란다. 유엔이 청소년기로 인정하는 15살부터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여 나라에 새로운 기운이 넘쳐났으면 한다. 대선공약으로 채택되지 않는다면 청소년들이 스스로 권리찾기 운동이라도 하길 바란다. 지금 같은 입시지옥에서 한가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나라의 장래는 청소년들이 참여할 때 더욱 밝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비단 학부모들만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남궁명/방송통신대 교육과 4학년·초등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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