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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0.15 18:42 수정 : 2007.10.15 18:42

왜냐면

서울~속초 철도 건설 합리적 결정 해놓고도
도로마피아 로비로 인해 고속도로 강행 조짐
도로 중복투자·미시령터널 적자 뻔해
철도는 금강·설악권 기차여행 가능하게 해

현재 서울과 강원도 북부권역을 잇는 교통수단을 철도로 할 것인지, 아니면 고속도로로 할 것인지를 두고 보이지 않는 로비가 치열하다. 하나의 교통수단이 선택된다면, 다른 교통수단에 대한 투자는 아마 2019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3조5천억원이라는 혈세를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올바른 투자가 될 것인가?

그 해답이 철도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반론의 여지가 없다. 이는 2007년 5월 진행된 ‘국가기간교통망 수정계획’ 공청회에서 서울과 강원 북부권역을 잇는 교통수단으로 철도가 고속도로보다 더 낫다는 결론을 통해서도 증명된 사실이다. 그런데 왜 합리적 결정이 실행되지 못하고 온갖 로비 속에 불합리한 고속도로 건설이 강행될 조짐을 보이는 것일까? 현재 눈앞에 가시화된 도로투자를 제쳐놓고 철도투자를 주장하는 것은, 사실 동홍천∼양양구간의 고속도로 건설을 불가능하게 만들 뿐이며, 철도 건설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는 강원도민의 불안감을 빌미로 도로마피아들의 로비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동홍천∼양양고속도로 대신 서울∼속초 철도건설을 2008년부터 집행한다는 발표가 나오면 강원도민의 민심은 바로 철도 지지로 돌아설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강원 북부권역에 고속도로가 아닌 철도가 놓여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짚어보자.

첫째, 강원 영동권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철도는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현재 강릉까지 노선이 놓여 있지만, 제천, 영월, 태백을 거쳐 가기 때문에 무려 6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따라서 강원 영동권에 철도가 놓이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할 사안이다. 서울∼속초 구간 철도건설이 틸팅열차(시속 160∼180㎞로 달릴 수 있는 고속열차)의 최초 상용화 구간이라면 속도의 면에서도 도로와 견주어 경쟁력을 갖기에 더욱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철도 건설은 강원 영동권을 찾는 관광객들을 다변화하여 더 많은 관광객들이 손쉽게 강원 영동권을 방문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이에 덧붙여 동해선과 연결되어 금강·설악권 기차여행도 가능하게 되어, 남북 화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자동차로 속초·양양으로 이동하는 것은 전혀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동홍천까지 고속도로를 이용한 후 동홍천에서 속초∼양양까지는 고속도로와 맞먹는 고규격 4차선 국도를 이용하면 전혀 불편할 것이 없다. 2010년에 4차선 고규격 국도가 완공되면 2019년까지 자동차 이용자가 양질의 교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건설교통부 관계자의 말이다. 이러함에도 동홍천∼양양고속도로 공사가 강행된다면 또 하나의 중복투자 구간을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셋째, 기존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미시령 터널로 인한 강원도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서도 고속도로가 아닌 철도를 건설하는 게 옳다. 이화령 터널의 예에서 우리는 미시령 터널의 미래를 볼 수 있다. 적자로 허덕이는 이화령 터널을 운영하던 새재개발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국가는 2007년 625억원을 지급하고 이화령 터널을 인수하게 되었다. 만약 동홍천∼양양고속도로 구간이 강행된다면, 지금도 적자로 허덕이는 미시령 터널은 이화령 터널로 전락할 것이며, 초기 공사비 1500여억원을 강원도민의 혈세로 감당해야 할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따라서 서울을 출발한 자동차들의 교통흐름을 자연스럽게 미시령 터널로 유도하는 것만이 제2의 이화령 터널 사례를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며, 이 경우 미시령 터널을 이용하는 지역주민의 통행료 할인도 가능해질 수 있다.


넷째, 고유가 시대에 자동차만을 이용하여 강원 영동권을 이용하라는 것은 국가가 부담해야 할 교통서비스를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이는 기후변화의 올바른 대처방안도 아니다. 철도 건설이 그 해답인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 철도를 건설함으로써 얻는 효과는 고속도로 건설을 강행함으로써 얻는 효과보다 훨씬 크다. 그럼에도 비합리적인 일이 벌어지려고 하는 것이다. 강원도의 경제, 지역주민의 생활편의, 강원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교통편의, 그리고 강원도의 우수한 생태계 보전을 고려할 때, 수도권과 강원 북부권역을 잇는 합리적 교통수단이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건설교통부 장관과 강원도지사의 대답을 듣고 싶다.

윤기돈/녹색연합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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