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12 18:52
수정 : 2006.10.12 18:52
왜냐면
핵확산금지조약(엔피티)을 ‘핵폐기조약’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핵폐기조약이야말로 ‘제2의 북한’의 출현을 막고 세계평화를 구축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북한이 마침내 마지막 카드를 꺼내고 말았다. 그동안 북한과 미국이 벌여온 지루한 힘겨루기 도박에서 히든카드로 여겼던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국제사회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강력한 제재조처를 취할 것을 결의했으며 유엔헌장 7장에 따른 군사적 제재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우리에겐 자칫 민족의 생존과 국가의 사활이 걸린 문제일 수도 있다.
이 시점에서 누구의 책임이 더 큰가를 따지는 것에만 매달리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북한과 미국, 그리고 우리 정부 모두가 차이는 있겠지만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북한은 이미 핵실험을 하겠다고 예고하지 않았던가. 마치 영화의 예고편처럼 지난해 2월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고 연이어 미사일 발사, 핵실험 계획 발표, 핵실험 강행으로 이어져왔다. 사전에 예고를 해왔던 것은 협상에 목말라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우리 모두는 예정된 시나리오를 지켜보고 있었을 뿐 대책은 미흡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닥칠지도 모를 더 큰 불행과 파국을 막기 위해선 우선 북한에 대해 적극적인 설득이 선행되어야 한다.
북한은 추가 핵실험은 물론, 핵기술 이전 및 추가 도발을 자행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파멸을 자초할 뿐 아니라 한반도와 민족 전체를 위험 속에 빠뜨리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한가지 분명한 것은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대화로 해결하는 것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남-북 정상의 회동이나 북-미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환경조성의 노력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군사제재만큼은 결단코 막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세계 평화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북한의 핵은 물론 핵보유국 모두가 함께 핵을 폐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핵확산금지조약(엔피티)을 ‘핵폐기조약’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핵폐기조약이야말로 ‘제2의 북한’의 출현을 막고, 세계 평화를 구축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위협이나 제재만으로 평화를 담보할 수는 없다. 이란도 제재에는 제재로 맞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고, 북의 핵실험은 미국의 위협과 모욕에 대한 반작용일 수도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일본과 대만도 핵을 가지려 할 것이고, 심지어 우리나라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할 것이다. 이 모두가 세계 평화와는 거리가 먼, 지구촌을 화약고로 만드는 매우 위험한 선택이 될 것이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강대국들과 핵보유국은 위대한 결단을 내려 세계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
태종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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