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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11 18:27 수정 : 2006.09.11 18:27

왜냐면

농약, 화학비료 등을 공급하는 일보다 북쪽에서 배양·생산 가능한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 훨씬 의미 있는 일이다. 남쪽의 농사 지식을 나눠준다면 북한 식량난을 어느 정도 해결…

북녘 농민들의 현재 모습은 어떨까. 그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난달 13일부터 15일까지 통일농수산사업단과 함께 북한 강원도 삼일포에 있는 애국복합미생물효소공장을 방문하여 미생물 액비 사업에 대해 협의하고 돌아왔다. 북한의 협동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남한의 농사 지식을 알려주고 과학적 정보를 실제 농사에 응용할 수 있도록 한 뜻깊은 기회였다.

북쪽 사람들이 흙살림 비료라고 이야기하는 미생물 액비는 지난해 8월22일 북한에 미생물과 배양기를 보내 배양을 시작했다. 현재 1톤짜리 배양기 8대가 정상 가동되고 있고, 우리가 제공한 종균을 이용해 지금까지 160톤의 미생물 액비가 배양되어 각 협동농장으로 보급되고 있었다. 현재 40톤 정도 배양할 양이 남아 있다. 작년에 공급한 미생물 종균의 상태는 잘 보관되어 있었다. 배양된 미생물은 논과 밭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 현재 북쪽의 미생물 액비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하여 미생물 고체 비료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특히 배양 능력을 높이기 위하여 현미경, 페하(pH, 수소이온 농도) 측정기 등을 도입하여 미생물을 좀더 효율적으로 배양하기로 했다. 북쪽 미생물 효소 공장을 활성화시키려면 고체배양기·혼합기·포장기·살포기 등의 장비 제공과 배양 담당자들에 대한 미생물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미생물 액비 사용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이때에는 모든 미생물 액비를 고체로 만들어 퇴비 발효와 미생물 비료로 직접 협동농장의 논밭 흙에 투입하여 북쪽의 토양 유기물 확보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기로 의견 접근을 보았다.

농약, 화학비료 등을 공급하는 일보다 북쪽에서 배양·생산 가능한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 훨씬 의미 있는 일이다. 미생물을 배양하여 북녘 땅에 뿌리는 이 첫 시도는 환경농업을 하는 많은 남쪽 농민이나 단체들과 다 함께 해야 의미가 크다.

북한의 농민들은 힘들게 재래식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생산성도 낮고 병충해에 심하게 노출되어 있다. 조금만 남쪽의 농사 지식을 나눠준다면 북한 식량난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 작은 지식이 바로 북한의 농사혁명을 이룰 수 있다. 굶주리는 동포를 민간 차원에서 돕는 일은 인류애와 같다. 많은 사람과 단체가 동참하여 북녘의 땅을 살리고 깨끗한 물과 공기를 지킬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사)흙살림 북한지원팀 (043)216-0934.

이태근 /환경농업단체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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