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세 분 선생님은 마땅히 동일여고의 교단에 즉각 다시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강제 퇴장은 우리 시대 양심의 퇴장이자 우리 사회의 부끄러움이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에게 요구한다. 불법과 파행을 일삼는 동일학원에 임시이사를 파견하라. 정의는 그 집단의 수준만큼만 정의로운 것인가. 상식은 그 집단 수장의 수준만큼만 허용되는 것인가. 있지도 않은 동창회의 30년간 동창회비 불법 징수와 학생식당 회계 비리 의혹 등을 지적하며 학생을 위한 학교 만들기에 갖은 애를 썼던 선생님들을 무려 1년5개월 동안이나 직위해제한 것도 성이 안 차 파면으로 내쫓은 서울 동일학원 재단이사회의 보복 징계는 차라리 허무개그에 가깝다. 전교조 조합원인 서울 동일여고 음영소, 박승진, 조연희 선생님은 “신분상의 불이익을 무릅쓰고 공익정보를 제공하여 투명하고 민주적인 학교 운영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한 공로가 크다”고 인정되어 지난해 12월9일, 한국투명성기구와 서울신문사가 주최하고 국가청렴위원회가 후원하는 제5회 투명사회상을 받은 교사들이다. 이들에게 동일학원 이사장이 최고 수위의 가혹한 징계를 내린 까닭은, 사슴을 말이라고 믿거나 침묵하고 있기를 강요받았을 때 굽히지 않고 학교가 인재 양성보다는 이윤 추구에 관심이 더 컸음을 교내외에 알려 이사장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다. 여론에 떠밀린 서울시교육청이 2003년 5월 특별감사를 벌인 결과, 학생 급식비에서의 감가상각비 불법 징수 5억원 등 모두 15억5천여만원의 회계 비리 외에도 61건의 행정 조처와 74건의 신분상 조처, 교육청의 형사고발에 의한 재단 관계자 1천만원 벌금형 등 학교의 치부가 드러났다. 그러자 이사장은 학교 비리를 폭로하는 와중에 불거진 몇몇 일을 꼬투리 삼아 세 선생님을 교원노조법 위반,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검찰에 고발하였고, 그 중 일부 내용이 기소되자 기소 사실 하나만으로도 직위해제가 가능한 사립학교법 조항을 근거로 2005년 2월26일자로 직위해제한 것이다. 무려 1년5개월에 걸친 장기간의 직위해제는 당사자는 물론, 온 가족을 정신적·경제적으로 피폐화시키는 가정파괴 행위다. 그러나 2006년 1월26일, 재판부가 기소 내용 대부분에 무죄를 선고하고 단지 교내 천막 설치와 미신고 집회 부분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자 7월11일 항소심 선고와 7월1일부터의 사학법 시행을 코앞에 둔 6월28일에 선생님 3명 모두를 전격 파면하고 말았다. 나는 혼란스럽다. 동일 인물의 같은 행위를 두고 직장 밖에서는 그 공로를 인정하여 상패와 꽃다발을 안기는데 20년 넘게 근무한 직장에서는 파면통보서를 던지는 이 모순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1천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재단 관계자가 100만원 벌금형을 받은 교사를 직위해제하고 형사고발하고, 일부 학부모들이 세 분 선생님을 음해하는 진정서를 작성하여 재판부에 제출까지 했음에도 재판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이제는 직접 파면의 레드카드를 빼어드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번에 파면된 조연희 선생님이 2005년 7월9일, 본 지면을 통하여 교육청의 동일학원 감독 철저를 그토록 강력 주장했었건만 서울시교육청은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았고, 올해 초 감사원의 비리사학 감사에도 동일학원은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그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니 결과적으로 부패사학의 배짱만 키워준 꼴이 된 셈이다. 비리재단에 의한 어린 제자들의 불이익을 뻔히 알면서도 눈감고 지냈다면 세 분 선생님의 오늘 어려움은 애당초 없었을 터이다. 그런데도 목소리 합하여 시종일관 외쳤던 것은 학생들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아주고 세상일의 옳고 그른 이치를 학생들에게 몸소 가르쳐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진정성을 알고 있는 나는, 세 분 선생님은 마땅히 동일여고의 교단에 즉각 다시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교육현장에서의 강제 퇴장은 우리 시대 양심의 퇴장이자 우리 사회의 부끄러움이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에게 요구한다. 불법과 파행을 일삼는 동일학원에 임시이사를 파견하라.교육청 직원들 스스로 동일학원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립학교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해왔고, 개정 사학법이 이미 시행에 들어갔다. 동일여고 학생들이 정상적인 교육환경 속에서 꿈 많은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임시이사 파견뿐이다. 이유상 /서울 문일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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