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6.29 18:21 수정 : 2006.06.29 18:23

왜냐면: 재반론-‘풍력발전기 하나는 수만 그루의 나무들이다’를 읽고

업자들은 ‘풍력발전기가 가장 경제성 있는 재생가능 에너지원’이라는 일부 환경운동가들의 이론적 지원 사격에 잔뜩 어깨에 힘이 들어가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독일에서 풍력발전을 전공하는 최정철씨의 글(6월13일치)을 보면 풍력발전의 소음은 거의 무시할 정도고, 새나 야생동물에게도 악영향을 끼치지 않고, 이산화탄소도 발생시키지 않고, 경제적이고, 에너지 안보에도 도움이 되는 만능의 에너지 대안인 듯하다. 또 새로운 논란거리로 대두하고 있는 저주파는 정식으로 검증이 되지 않는 문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주 난산 풍력발전단지 주변 영농조합 농민 조합원들이나 토지 소유자들, 강릉 왕산면 대기리 풍력발전단지 후보지 인근 주민들, 전남 신안군 자은면 백산리 풍력발전단지 인근 주민들은 왜 기를 쓰고 풍력발전단지에 반대하고 있을까? 그들의 외침은 ‘알아들을 수 없는 그들만의 경읽기’에 불과한 것일까?

제주나 강릉이나 신안이나 풍력발전에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들은 대동소이하다. 그들은 “거대한 풍차가 세워지면 소음은 물론 프로펠러가 회전하는 그림자, 프로펠러에 붙어 있다 날아다닐 얼음조각 등으로 인근 농작물과 가축,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데도 행정관청이나 시행사가 주민 설명회나 동의 절차조차 밟지 않고 사업을 강행한다”고 항의한다. 누구나 알아들을 만한 주장이다. 이 지역들을 가보면 피해가 예상되는 농토, 방목지나 집이 거대 풍력발전기에서 불과 50~1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들에게는 ‘풍력발전기가 대안이다’라거나 ‘풍력발전기 하나는 수만 그루의 나무들이다’라는 소리는 저주에 가깝다. 안전장치만 되어 있으면 방사능 폐기물을 안고 살아도 된다는 핵 과학자들의 주장과 똑같이 들린다.

최정철씨는 논밭에 대해서는 소음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는데 밭 가운데서 농사짓고 소나 말 먹이는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며 소와 말은 소음에 귀 닫고 산다는 말인가? 저주파가 검증되지 않은 문제라 하는데 저주파 소음이 건강에 큰 문제가 된다는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는 거짓말이란 말인가?

우리나라의 풍력발전 업자들은 ‘풍력발전기가 가장 경제성 있는 재생가능 에너지원’이라는 일부 환경운동가들의 이론적 지원 사격에 잔뜩 어깨에 힘이 들어가 기본적인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풍력발전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여러 지역의 풍력발전 반대 민원의 출발은 거기에 있다. 이런 농민들의 아픔은 돌보지 않고 ‘풍력발전이 대안인데 그걸 반대하면, 너희들은 원자력발전을 원하기라도 한단 말이냐’고 겁을 주고 억누른다 해서 풍력발전이 확산되는 것은 아니다.

정말로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 풍력발전 확산을 원한다면 지역마다 조금씩은 다를 세심한 문제들을 소상히 살피고 해결해 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이른바 ‘선진 독일’에서는 피해 주민들이나 농민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풍력발전 건설 사례가 없는지 모른다.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는 풍력발전 건설 행태는 과거 개발독재 시대의 핵발전소 건설 행태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승기 /(사)한국녹색회 정책실장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