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6.22 22:06
수정 : 2006.06.22 22:06
왜냐면
인류 공동이 미래자산으로 세계가 보호하기로 약속한 남극에서 상업적 이해만을 앞세워 자국기지를 건설하려는 시도는 국제사회로부터 손가락질 받을 일이다.
지난 12일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린 제29차 남극조약 당사국 총회가 오늘 폐막한다. 세계 45개국에서 모인 300여명의 정부 대표단과 과학자 및 환경운동가들은 지구환경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는 남극을 보호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과학자들은 남극의 빙하얼음을 3270미터까지 시추하여 지금부터 65만년 이전까지의 지구대기 상태를 알아냈는데 지구온난화 물질인 이산화탄소의 현재 농도는 과거에 가장 높았던 때보다도 30% 가량 높고 메탄은 130%나 높다고 보고했다.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속도가 과거 가장 빠르게 증가하던 때보다 최고 200배 이상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내용은 겨울이면 남극바다 위로 뻗어나가는 빙하인 빙붕이 남극전역에서 87% 가량 작아지고 있다는 보고다.
남극대륙은 크게 서대륙과 동대륙으로 나뉘는데 과학자들은 빙하 밑의 대륙이 해수면보다 한참 아래에 있는 서대륙 빙하의 해빙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서빙하가 모두 녹으면 지구촌 전체의 해수면이 50센티미터 올라가는데 이 정도만으로도 해안지역의 수많은 도시들이 물에 잠기고 기록적인 해일 등으로 인해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남극 빙하가 모두 녹아버리면 해수면은 무려 6미터나 상승하여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남극 총회 참가자들은 2007년부터 3년간 극지의 해를 맞아 남극과 북극에서의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연구에 집중할 것을 결의하고 지구촌 모두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는 남극보호연합의 일원으로 이번 남극조약 총회에 참가하여 각국의 남극 과학기지 건설이 국가 주권을 행사하고 자원과 생물자원 탐사를 위한 공간으로 남극조약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제공동기지의 필요성을 제기하여 참가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한국은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을 배출했고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해 국제사회의 리더로 나서려고 하는 나라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남극 제2기지 건설계획의 목적이 ‘영토 확장과 자원개발’이라고 명시되어 있다는 사실이 남극조약 회의장에서 지적되었다. 인류 공동의 미래자산으로 세계가 보호하기로 약속한 남극에서 상업적 이해만을 앞세워 자국 기지를 건설하려는 시도는 국제사회로부터 손가락질 받을 일이다. 한국이 남극에서의 국제기지 개념을 적극 수용하고 과학연구와 지구촌 환경문제 해결에서도 앞장서 진정한 지구촌의 리더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최예용/시민환경연구소 기획실장·남극보호연합 동아시아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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