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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19 21:09 수정 : 2006.06.19 21:09

왜냐면

강좌 너무 많고 과목별 편차 유명 학원의 강사 공급소? 교재 공급의 폐쇄성 입시 전문가·우수 강사 부족

최근 발표된 감사원의 〈교육방송〉 수능교재 폭리 및 공금유용 비리는 우리 사회의 도덕수준과 교육방송 임직원들의 도덕지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교육방송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출판사업 수익은 2004년 696억원, 2005년 645억원이며, 매출원가를 뺀 순수익은 2004년 464억원, 2005년 391억원으로 나타난다. 단순 통계만으로는 정부투자기관 운영의 모범이 될 정도로 금메달감이지만, 감사원이 발표한 내역을 보면 실격당해 마땅하다.

교육방송은 편성 기본방침에서 교육개혁을 선도하는 교육전문 기간방송 구실을 강화하고,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EBS 플러스1’을 수능전문 채널로 특화한다고 밝히고 있다. 과연 그러한가? 고교생 3학년과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의 눈에 비친 교육방송 수능방송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첫째, 강좌 수가 너무 많으며 과목별 차이도 심하다. 2005년의 경우 수능대비 강좌는 언어영역 20, 수리영역 43, 외국어 23, 사회탐구 84, 과학탐구 53, 직업탐구 35, 제2외국어 17 등 모두 275강좌나 된다. 첨부파일로 제공되는 강좌가 일부인 걸 감안하면 교재비리가 왜 발생하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와 함께 한 사람이 6~7강좌를 맡은 과다 출연이나, 몇 년째 강의하는 장기간 출연으로 내용은 오십보백보인데 교재는 해마다 나오는 행태도 여전하다.

둘째, 유명 학원의 강사 공급소에 만족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일부에서는 교육방송 강의를 유명 학원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교육방송에서 명강의로 소문난 강사들은 이듬해 강남 유명 학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는 교육방송 활성화를 막으려는 유명 학원의 작전과 강사들의 이해관계도 작용하지만, 학원의 강사 공급원 내지 양성소로 전락한 교육방송의 책임도 면할 수 없다. 또 해당 강좌의 강사 약력이 몇 년째 비었는데도 계속 강의를 하는 걸 보면 강사 선정 기준이 있는지 궁금하다.

셋째, 교재 공급의 폐쇄성이다. 교육방송와 마찬가지로 무료 강의인 강남구청 인터넷방송은 모든 강의에 첨부파일을 제공한다. 즉 수강자가 교재 전체 또는 필요한 부분만 내려받아 인쇄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교육방송의 대부분 강좌는 교재를 사야만 들을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일부 양심적인 선생님이나 강의교재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강사들이 어쩌다 첨부파일로 제공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자료실은 ‘청각 장애우용 원고’로 채워져 있는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입시 전문가와 우수한 강사 확보 문제다. 현재 교육방송에는 입시 전문기관이나 교육 컨설팅회사에 버금가는 입시 전문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이나 학과 안내 정도의 서비스만으로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 또한 ‘수능 반영 비율 70%’를 운운하기 전에 강의의 내실부터 다져야 한다. 강남구청이나 ‘티치 미’와 같이 실력과 봉사정신을 겸비한 강사를 초빙하여 질 높은 강의를 해야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교육방송의 편성방침에 부합할 수 있다. 환골탈태하여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사랑받는 교육방송을 보고 싶다.

박학주 /서울 서초구 서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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