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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12 20:40 수정 : 2006.06.12 20:40

왜냐면-재반론: ‘대안이 도그마가 되어서는 안된다’를 읽고

우리나라의 재생가능 에너지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발표에서, 세계 118위 수준이다. 현재 태양광 발전은 풍력발전보다 다섯 배 이상 비싸므로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에너지 대안은 풍력발전인 것이다.

제주도 난산풍력발전단지를 반대하는 이승기씨의 글(〈한겨레〉 5월30일치)을 보면서 사업자와 주민 사이의 갈등은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또한 대안에 대한 대안 연구가 필요하다는 말씀은 대안에너지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깊은 성찰을 하게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근거로 든 여러 가지 환경피해 사항들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한 점이 많아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

먼저 이씨는 토지 소유자들이 700미터 이내에 있다는 점을 들어 소음 기준을 만족할 수 없다고 하였는데, 소음 기준은 발전기에서 주택까지의 거리이지 일반 논밭까지의 거리가 아니다. 독일에서는 이를 기술적 소음 가이드라인(TA-Laerm)이라 하여 낮에는 50데시벨(㏈), 밤에는 35데시벨 이하의 소음만이 주변 주택에 미치도록 규제하고 있다. 2메가와트 풍력발전기의 경우 보통 104데시벨의 소음이 생기는데 낮에는 200미터, 밤에는 700미터 정도 떨어져 있으면 날개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이 기준은 도로, 철도, 공장 등 모든 시설에 해당한다.

또한 이씨가 지적한 저주파 공해는 아직 정식으로 인정되고 있지 않은 연구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나 길에 늘어선 전신주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무시하고 지내듯 풍력발전기 저주파도 미미한 수준이며, 이는 풍력발전 선진국인 독일, 덴마크에서도 고려하지 않는 사항이다.

풍력발전기가 새를 쫓아버린다는 주장도 사실과는 다르다. 독일 하노버대학 야생동물 연구소는 풍력발전기가 야생동물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독일 자연보호협회에 따르면, 대부분의 텃새들은 풍력발전기 아래 높이에 머무르며 철새는 200미터 이상 높이로 지나가므로 풍력발전기 날개의 회전 영역과 겹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텃새들은 풍력발전기의 존재에 금방 익숙해지고 날개 소리에 미리 충돌을 피한다. 물론 그래도 풍력발전기에 부딪혀 죽는 새들이 있지만 이는 건물의 대형 유리창에 부딪히거나 도로에서 자동차에 충돌하는 새들의 수에 비하면 훨씬 미미하다.

그리고 이씨가 대형 풍력발전의 대안으로 든 지붕 위 소형 풍력발전은 대형 풍력발전의 틈새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을 뿐 대형의 대안이 되지 못한다. 소형 풍력발전기는 대형 풍력발전기에 비해 단위전력당 비용이 여섯 배 이상 높으며 날개의 회전속도가 빠르므로 소음도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따라서 소형 풍력발전은 전기선이 연결되지 않는 섬이나 산간마을에 적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또한 이씨는 “덴마크는 더는 육상 풍력발전기를 건설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것은 소음 때문이 아니라 바람 좋은 곳에 이미 풍력발전기를 많이 세워 더 세울 땅이 없기 때문이다. 덴마크는 이미 전력량의 20%를 풍력발전에서 공급하고 있고 2040년까지 40%로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비해 현재 우리나라의 재생가능 에너지는 폐기물 소각을 제외하면 0.1%뿐이며, 이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발표를 따르면 세계 118위 수준이다. 폐기물 소각은 석유와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므로 재생가능 에너지라 할 수 없고 수력은 더 세울 곳이 없다. 그리고 현재 태양광 발전은 풍력발전보다 다섯 배 이상 비싸므로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에너지 대안은 풍력발전인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의 의무가입국이 되며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벌금으로 내야 하며 이는 곧 국민들의 세금에서 나가게 된다. 따라서 경제적인 면을 고려하더라도 재생가능 에너지의 확대는 요원하다. 또한 석유수입 세계 4위국으로서 에너지 안보는 그 어느 나라보다 위태하다. 현재 보급형인 2메가와트 풍력발전기가 평균수명인 20년간 대체할 수 있는 석유의 양은 12만배럴(약 2천만리터)에 이른다.


이씨가 지적하였듯이 제주 난산풍력발전단지 추진 과정에서 주민과의 마찰은 참으로 안타깝고 대화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하지만 풍력발전기를 흉물스럽고 굉음을 내는 시설로 매도하며 잘못된 근거를 드는 것은 감정적인 여론몰이와 다름없으며 지구환경 보호와 국민경제에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

최정철/독일 슈투트가르트 대학 석사과정·풍력발전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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