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3.30 17:59 수정 : 2006.03.30 17:59

왜냐면

반론 ‘누구를 위한 로스쿨인가’를 읽고

어떻게 요술램프처럼 ‘돈 없는 서민들의 자녀들도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는 로스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인가. 참으로 대책 없는 주장이다.

이 글은 김도영 전국공무원 노동조합 법원본부장이 지난 24일치 ‘왜냐면’에 기고한 ‘누구를 위한 로스쿨인가’라는 글에 대한 반론이다. 이 글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진행 경과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왜곡된 견해로 상황을 오도하고 있다.

첫째, “대법원과 정부가 2년이 넘도록 추진해온 로스쿨 도입이 법조 기득권 옹호로 변질되고 있다”는 주장은 사태의 본질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사법개혁위원회(사개위)가 애초 건의한 내용은 “제도의 초기 시행 단계에서는 시행 당시의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기준으로 로스쿨의 정원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었고, 이를 기초로 로스쿨에 대한 실천적 논의가 시작됐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가 만든 법률안도 이를 전제로 한 것이고, 대한변협도 그런 합의를 전제로 로스쿨의 제도화에 협력해 왔다. 사개위의 건의대로 현재의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기준으로 로스쿨의 정원을 정한 뒤, 나중 법률시장 개방이나 남북통일 등 법률 수요에 맞춰 점차 늘려가자는 것이 변협의 일관되고 확고한 주장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사법시험 합격자 수는 정원제로 된 뒤 해마다 60명에서 시작하여 1000명까지 순차적으로 증가했다.

오히려 지금의 로스쿨 법안에는 전체 입학정원 규정이 없는데도, 이번 기회에 영향력을 넓히려는 법학교수들이 국회 앞에서 시위까지 벌이며 3000명으로 늘리라고 터무니없이 우기고 있으니, 그 글은 이런 과정을 거꾸로 말했다.

둘째, “변협이 처음 논의 당시부터 로스쿨을 찬성해 오다가 느닷없이 ‘로스쿨 시기상조다’며 엎어보겠다고 심술을 부리고 있으니 정말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는 주장 역시 근거가 없고, 사실을 정반대로 왜곡했다. 변협은 처음 로스쿨 제도를 극력히 반대했다. 제도의 시행 초기에는 전체 입학정원을 1200명 수준으로 시작한 뒤 그 수를 점차 늘려가자는 건의안이 도출되자 이를 합리적인 방안으로 보고 찬성했다. 그 뒤 사개추위에서 위 건의에 따라 현재의 법률안을 만들었다. 물론 사개위나 사개추위에는 대학교수와 시민단체 대표들도 참여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법안이 국회에 넘어가자 정체 모를 시민단체를 배경으로 일부 법학교수들이 “로스쿨 정원을 3000명 이상으로 하거나, 정원제한을 아예 없애야 한다”고 억지 주장을 하고 나온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다. 무슨 법률수요가 갑자기 늘어났다고 3000명을 주장하는지 그 양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셋째, “전국에 되도록 많은 로스쿨을 설립하여 많은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돈 없는 서민들의 자녀들도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논리적 모순을 안고 있다. 어떻게 요술램프처럼 ‘돈 없는 서민들의 자녀들도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는 로스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인가. 참으로 대책 없는 주장이다. 미국은 로스쿨 학비가 한해 3만~4만달러 정도 든다. 우리도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없다. 법학교수들 주장대로라면 이제 돈 없는 사람은 로스쿨에 갈 수도 없고, 변호사가 될 수도 없다. 이런 제도가 왜 국민에게 좋다는 말인가.

민경식/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