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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27 21:13 수정 : 2006.03.27 21:13

왜냐면

한미연합사가 대북 선제 공격적 내용의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따른 전쟁연습을 벌이는 것은 ‘남한 방어’를 목적으로 ‘외부로부터의 무력 공격에 한해’ 발동하도록 되어 있는 방위조약의 범위를 뛰어넘는 것이다.

한미연합사는 지난 25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한-미 연합전시증원(RSOI) 연습과 독수리(FE) 연습을 벌이고 있다. 미국 본토와 하와이,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 3000여명과 주한미군 1만7000여명 등 2만의 병력과 항공모함, 스트라이커 부대 및 한국 합참과 육·해·공군 관련 부대가 참가한다.

최근 미국은 북한 핵 문제에 대한 6자 회담 기본합의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가능성이 높아졌는데도, 대북 적대정책을 통해서 기본합의를 무시하고 있으며, 선제공격 전략을 고수하고 북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연합전쟁 연습을 하는 것이다.

두 나라 군사 당국자는 이 연습이 ‘대북 억제를 위한 방어연습’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북을 겨냥한 선제공격 연습이며 따라서 북으로서는 전쟁위협인 것이 확실하다.

첫째,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2005년 폭로한 ‘2002년 전략기획지침’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연습은 북한 정권 붕괴와 북한군 괴멸을 통한 통일여건 조성을 작전목적으로 하는 작전계획 5027-04에 따라 최대한 실제와 같이 진행되는 지휘소 및 야외 기동훈련이다.

다음으로, 이 연습에는 전형적 공격형 전력인 미국 핵항공모함과 신속정밀 타격능력 및 원거리 작전능력을 보유한 스트라이커 여단이 참가하고 있다. 게다가 2004년과 2005년의 연합전시증원 및 독수리 연습은 군사분계선으로 장비와 병력을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광양항과 평택항을 이용했고, 군사분계선 바로 코 밑인 임진강 도하훈련을 하는 등 공격 위주의 군사연습을 하고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북한과 중국을 가상 적국으로 상정한 미-일 연합지휘소연습(Keen Edge)을 치른 직후에 이와쿠니, 요코스카, 자마 등지의 주일미군을 한-미 연합연습에 참가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연습은 사실상 한-미-일 삼각의 대북 선제공격 연습으로 판단된다.


앞서 밝힌 것처럼, 이 연습은 최첨단 고성능 정밀무기를 동원한 세계 최대 규모의 전쟁연습으로, 언제든지 한반도 전면전으로 바뀔 수 있는 위험천만한 연습이다. 북쪽 처지에서 보면, 바로 코앞에서 가공할 만한 무기와 병력을 투입하여 자신에 대한 공격연습을 벌이는 셈인데, 이런 상황에서 무슨 대화와 화해를 논할 수 있겠는가?

이런 까닭으로 지금까지 북한은 한-미 연합전쟁 연습 기간에 일체의 남북대화를 거부하고 준전시 체제를 선포하는 한편, 연습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해 왔다. 이달 말로 예정된 장관급 회담의 연기를 통보해 온 것도 이 연습 때문이다. 남쪽의 통일부에서는 장관급 회담을 예정대로 열기 위해 연기를 요청했지만 국방부는 예정대로 이 연습을 강행하고 있다.

게다가 이 연습은 불평등한 한-미 상호방위조약조차 위배하는 불법적인 것이다. 즉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기초해 설치된 한미연합사가 대북 선제 공격적 내용의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따른 전쟁연습을 벌이는 것은 ‘남한 방어’를 목적으로 ‘외부로부터의 무력 공격에 한해’ 발동하도록 되어 있는 방위조약의 범위를 뛰어넘는 것이다.

이런 전쟁연습으로 남북 사이에는 소모적인 군비경쟁과 군사대결을 낳고 있는데도, 한국은 이 연습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시지원 협정과 상호군수지원 협정과 같은 관련 국내법을 만들어 총동원 체제를 갖추고 여기에 국민의 혈세를 쏟아붓고 있다. 따라서 우리 겨레의 염원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이 연습은 즉각 중단해야 마땅하다. 6·15 공동선언에서 이룬 합의의 정신대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이 연습을 비롯한 한-미 연합전쟁 연습을 즉각 폐기할 것을 양국 당국에 촉구한다.

황윤미/서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국장

△연습(Exercise): 작전계획 시행훈련으로서, 실제 전투상황을 가정해서 벌이며 가상적이 설정됨.

△훈련(Training): 작전계획의 한 부분을 기능적으로 익히는 것. 가상적이 반드시 설정되지는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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