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07 00:06
수정 : 2006.03.07 00:06
왜냐면
새로 제정될 통일기와 통일가는 조선이 패망한 지 100년이 되는 2010년까지 적화통일도 흡수통일도 아닌 남북이 하나가 되는 한민족 평화통일 국가를 건국하는 데 커다란 기폭제가 될 것이다.
남북이 2006년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안경기대회와 2008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29회 여름올림픽에 단일팀으로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한민족의 화합을 보여줄 수 있는 국가상징인 새로운 통일기와 통일가를 제정하는 국민적 논의를 다시 한번 벌일 필요가 있다.
그동안 남북 체육 당국자들은 단일팀 구성을 논의할 때마다 단기와 단가 제정을 의논해 왔다. 1963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위한 남북 체육회담 때가 처음이었다. 그 때도 ‘아리랑’을 단가로 합의하기는 쉬웠으나 단기 제정을 둘러싸고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결국 단일팀 구성은 실패하고 말았다.
그 후 89년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 단일팀 구성을 위한 남북 체육회담이 열려 단기 제정 문제가 다시 논의되었다. 남북은 절충을 거듭한 끝에 흰 바탕에 파란색 한반도 지도가 새겨진 기를 정식 단일기로 제정하기로 결정함으로써 ‘한반도기’를 응원기로 쓰게 되었다. 흰 바탕은 평화와 순결을 상징하고 파란색 한반도 지도는 통일과 민족 화해를 상징하고 있다.
한반도기가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부터다. 한반도기가 던져준 충격과 효과는 엄청난 것이었다. 스포츠계를 포함한 사회 전반에 걸쳐 이 깃발이 평화와 화합의 상징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으며, 통일운동의 상징적 존재 구실을 하게 되었다. 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같은 해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그리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남북 동시 입장과 응원,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2003년 아오모리 겨울아시아경기대회,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도 사용되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남북 공동 체육행사에서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깃발을 들고 입장하였고, 노래는 아리랑을 불렀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대회와 올림픽 행사에서는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깃발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스스로 우리의 영토를 한반도로 축소시켜 보여주는 것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통일기와 통일가를 남북 겨레와 재외 동포를 대상으로 공모하여 새로 제작할 것을 제안한다. 과거 1860년 청나라는 조선과 상의하지도 않고 연해주를 러시아에 넘겨주었으며, 일본은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침탈한 뒤 1909년 간도를 청나라에 넘겨주었다. 새로 제정하는 통일기와 통일가는 앞으로 통일을 대비하여 통일국가 건국이념에 맞도록 제정해서 체육행사뿐 아니라 통일 뒤에도 그대로 국가상징으로 쓰자는 것이다. 국가상징에는 우리나라 역사·문화·사상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져 나이·신분, 빈부 격차 등에 상관없이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공감하고 하나가 될 수 있는 최고의 영속적인 가치를 지녀야 한다.
평화통일 이념과 사상에 맞는 통일기와 통일가를 공모하기 위해 남북 겨레 및 재외동포에 공모 내용을 홍보하고 통일국가 건국이념에 대한 토론회를 열 것을 제안한다. 남북한 국가상징제정위원회를 꾸려 선정된 통일기와 통일가 전시·발표회를 열고 인터넷 투표 등의 방법으로 새로 제정된 통일기 및 통일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자는 것이다.
응모작들은 국조의 개천정신 및 선민사상과 1만년 역사의 문화와 전통을 고려하고 한민족의 광활한 영토와 조상의 기상을 포함하여, 홍익인간의 사랑·자비·인의 사상과 이화세계의 과학적 합리적인 사상 아래 경천·숭조·애인의 천지인 조화사상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동방의 등불로서 미래지향적인 꿈과 비전을 담아 한민족의 평화, 아시아 평화, 세계평화의 선도국으로서 차원 높은 이념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새로 제정될 통일기와 통일가는 조선이 패망한 지 100년이 되는 2010년까지 적화통일도 흡수통일도 아닌 남북이 하나가 되는 한민족 평화통일 국가를 건국하는 데 커다란 기폭제가 될 것이다.
정호선/통일국가건국추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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