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국민을 속이는 국책사업은 더이상 그 의미가 없다. 지역의 투기꾼들만 골방에서 숨죽이며 한탄강댐 건설을 기다릴 뿐이다. 지난 96년, 99년 집중호우로 재해시설이 부실했던 임진강 하류가 침수되는 대홍수가 있었다. 여기에는 한탄강에 있었던 댐이 붕괴되면서 가중되었던 측면도 강하다. 이로 인해 현재 법원은 현대로 하여금 주민배상 판결을 내려놓고 있다. 당시 졸속으로 계획된 한탄강댐은 온갖 수치 조작과 주민 사이의 갈등조장 등 과거의 댐 추진 방식으로 진행하려 했지만 주민들과 환경단체 그리고 양심적인 전문가들에 의해 허위 및 조작 실태가 밝혀지게 되었다. 이에 수자원공사와 건설교통부는 기본설계를 세 차례나 변경하기에 이르렀고, 그것도 결정적 수문자료까지 조작하면서 스스로의 범죄를 인정하고 말았다. 여기에 환경부는 홍수조절만을 위한 댐이라면 연간 15일만 수문을 닫는 조건으로 평가협의를 해주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렇게 만신창이가 된 한탄강댐은 드디어 대통령직속 지속가능위원회에서 갈등과제로 선정되어 반대쪽 주민과 추진쪽 간에 조정을 통한 재검토를 시작하였다. 6개월에 걸친 조정회의는 우습게도 환경부 평가협의를 되뇌이며 도로 한탄강댐 건설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이에 반대쪽은 지속위의 무능부패함을 규탄하고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결국 한탄강댐은 국회에서 감사결의안이 통과되어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었고 2005년 8월 주민들의 주장과 일치하는 감사결과를 내놓았다. 그동안 홍수조절 능력이 부풀려졌고 각종 수문자료가 조작되었으며 대안 비교에서도 제방을 엉뚱한 곳까지 건설해야 한다고 부풀려 댐 건설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건교부, 수자원공사의 범죄사실도 밝혀냈다. 이 와중에 반대쪽은 수자원공사와 건교부의 책임자를 검찰에 고발하였고 고석구 수자원공사 사장은 한탄강댐과 관련하여 비자금 조성 및 뇌물죄로 현재 실형을 살고 있다. 감사원 감사로 한탄강댐의 부당함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정부는 이를 즉각 수용하지 않고 또 어물쩍 조정회의를 하고 있다. 이렇게 범죄적 사업인 한탄강댐은 생명력이 왜 이다지도 질긴가? 핵심 실세가 개입되어 있기 때문인가? 한탄강댐을 축소해서 시행한다는 것은 이미 지속위에서 나왔던 조정안이고, 이는 감사원에 의해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제 정부는 한탄강댐 계획을 거두어들일 때가 되었다. 국민을 속이는 국책사업은 더이상 그 의미가 없다. 지역의 투기꾼들만이 골방에서 숨죽이며 혹시나 하며 댐건설을 기다릴 뿐 한탄강댐은 어디에도 설득력이 없다.한탄강댐은 지난 6년 동안 지역 주민들의 삶을 왜곡하고 국가적인 낭비를 초래한 부도덕하고 거짓된 최악의 국책사업이었다. 900억원의 불용예산이 환수되고 2006년에는 예산 전액이 삭감되기에 이르렀다. 끝으로 지역의 책임있는 사람들이나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더 이상 한탄강댐에 대한 불명확한 정보를 흘리지 말아야 한다. 주민들만 피해를 볼 뿐이다. 이제 국무조정실과 현 정부의 최종 판단을 위한 철저한 재검토를 지켜볼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성급히 한탄강댐 건설단을 만들면서 20~30여명의 직원을 신규채용하여 비대한 조직을 만들고, 위약금 80억원을 물어줄 것이 뻔하다. 그러나 그래도 한탄강댐을 세워 2조원 이상의 혈세를 낭비하고 자연을 훼손하며 부패와 부정이 승리하여 국민성의 퇴락을 가져오는 것보다 낫다. 그리고 한탄강 게이트로 발전하여 참여정부의 치명타가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은 한탄강댐의 조기 백지화뿐이다. 대신 임진강으로 가야 한다. 남북의 수자원 공동개발과 홍수 방지도 임진강에 그 답이 있다. 이철우/전 국회의원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