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31 19:06
수정 : 2005.10.31 22:33
외상에 ‘식민지배 미화’ 아소 다로…관방상에 아베 신조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31일 극우 인사인 아소 다로(65) 총무상을 외상에, 아베 신조(51) 자민당 간사장 대리를 관방장관에 임명하는 등 대폭적인 3차 내각 개편을 단행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예상과 달리 창씨개명을 미화하고 일제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망언으로 자주 물의를 빚어온 아소 총무상을 외교정책의 책임자인 외상에 임명했다. 또 대표적 강경 우파인 아베 간사장 대리를 관방장관에 기용했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아시아 외교를 중시해온 온건파인 후쿠다 야스오(69) 전 관방장관은 입각하지 못했다. 이번 인사는 고이즈미 총리가 주변국과의 마찰 악화에 아랑곳않고 남은 임기(내년 9월 만료) 동안 대아시아 강경기조를 유지·강화해 나가겠다는 뜻을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관방장관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배해 왔다. 지금까지의 마음을 유지하겠다”고 말해 참배를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아소 외상도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적극 옹호해 왔으며, 그 자신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왔다.
이들과 함께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로 거론돼온 다니가키 사다카즈(60) 재무상은 유임됐다. 이에 따라 차기 총리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우정 민영화 이후 최우선 개혁과제로 꼽히는 공무원 감축 등을 담당할 총무상에는 다케나카 헤이조(54) 경제재정상이 임명됐다. 초선 의원 가운데선 국제정치학자인 이노구치 구니코(53) 조치대 교수가 남녀공동참여 담당상으로 발탁됐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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