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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고이즈미’ 도 아시아외교에 강경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한국과 중국 정부가 각각 정상회담과 외무장관회담 취소를 검토하는 등 강력히 대처하자 일본측은 크게 당황하며 관계개선의 실마리를 찾기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는 다음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북핵 6자회담, 12월의 동아시아정상회의, 한.일 정상회담, 중국과의 동중국해 가스전 협상 등 산적한 대아시아 외교가 차질을 빚어 고립될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재계가 중국 및 한국과의 무역거래 등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목청을 높이고 나선 것도 일본 외교당국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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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17일 오전 도쿄 도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마친 뒤 신사를 떠나고 있다. 도쿄/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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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올초 중국에서 열렸던 대규모 반일시위로 자동차와 전기업체 등이 불매운동의 표적이 됐던 사태가 재연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또 일본 고속철인 신칸센 의 판매가 중국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는 것도 중.일 관계가 악화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은 17일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후 국회답변에서 "이렇게 됐을 때야 말로 외무장관끼리 솔직히 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과의 외무장관 회담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외무성은 과거사문제 등으로 촉발됐던 한국.중국과의 관계악화가 겨우 회복된 국면에서 신사참배가 터져나와 그간의 외교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며 허탈해할 뿐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 '포스트 고이즈미' 도 외교불안 요인 =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 직후 차기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3인방은 일제히 지지를 표명했다. 아소 다로 총무상은 "총리가 야스쿠니에 가지않더라도 일.중 관계가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는 기본적으로 종교문제"라고 주장했다. 다니카키 사타카즈 재무상도 "총리 나름대로 잘 생각해서 결단했을 것"이라고 지지했다. 강경파인 아베 신조 간사장 대리는 "일본은 전후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구축에 공헌해왔다"며 "자신을 갖고 앞으로도 그런 국가를 유지하겠다는 생각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베 대리는 총리가 될 경우 스스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국가를 위해 순국한 분들을 위해 명목을 비는 것은 지도자의 책무"라며 강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일본 외교당국은 고이즈미 총리가 내년 9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더라도 차기 총리가 바통을 이어받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경우 아시아외교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할 것을 벌써 걱정하고 있는 표정이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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