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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7 18:55 수정 : 2005.01.27 18:55

첨단부품 수출뒤 완성품 재수입

대중 무역액 22조2천억엔…대미쪽 20조5천억엔
상호의존도 상승따라
‘위협론’ 후퇴 ‘공영론’ 훈풍

중국이 예측대로 미국을 제치고 지난해 제1의 일본 무역 파트너로 떠올랐다. 일본 재무성은 26일 지난해 일본의 중국(홍콩 포함)과의 무역 규모가 총 22조2천억엔(약 221조원)으로 미국과의 무역 규모인 20조4800억엔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일본의 대중 수출증가로 중국 의존도가 높아졌고, 값싼 수입품 급증으로 대두됐던 ‘위협론’은 후퇴했다”며 “오히려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이 미·일에 대한 수출을 늘려가고 있어 중-일의 무역관계는 공존관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아사히신문>도 최근 ‘중국위협론’에서 ‘중일공영론’으로 일본 제조업계의 분위기가 바뀌어 중국 국내에서 조달되지 않는 고도의 부품과 자재를 일본에서 수출한 뒤 완성품을 일본으로 역수입하는 상호의존도가 급속히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일본의 교역 상대로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았다는 것은 세계 경제를 끌어올리는 데 있어서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위상과 구실을 보여주는 가장 새로운 지표”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무역 구조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의 19.2%에서 20.1%로 늘어난 반면,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5%에서 18.6%로 떨어졌다. 일본의 교역 상대국 중 중국이 미국을 능가한 것은 중-일 교역이 시작된 1947년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다.

수·출입별로 보면, 중국의 대일 수입은 20.5% 늘어났고 대일 수출은 16.8% 증가했다. 홍콩의 대일 수입은 10.9% 늘어나고 대일 수출은 12.8% 증가했다. 반면, 일본의 대미 수출은 2.3% 늘어나고 대미 수입은 1% 줄었다. 일본의 대중·홍콩 무역 흑자는 1조4550억엔을 나타낸 반면, 일본의 대미 무역 흑자는 6조9620억엔으로 일본 전체 무역 흑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일본과의 무역에서 미국의 규모가 줄어든 데는 2003년 말 광우병 파동으로 일본 당국이 13개월 동안 미국 소에 대해 내린 금수 조처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일본 재무성 관계자들은 “미국 소 금수 조처 요인을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중국과의 교역액이 커지고 미국과의 교역액은 줄어드는 추세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영국 <비비시방송>도 “앞으로 중국은 더 중요한 일본의 교역 상대로 커 나갈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데이터가 인적·재정적 자본을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기려는 일본의 최근 전략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통계가 “일본과 미국의 경제적 관계에서 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이 산업 기반을 다시 다지는 데 있어서 일본 제조업체의 주요 시장으로서의 구실을 해왔다면, 지금은 중국이 세계 2대 경제강국의 경제가 불경기로 후퇴하는 것을 막아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일 ‘미 부동산 매입 붐’ 또 부나

80년대 한때 공격적 투자
90년대초 가격폭락 상처
최근 조심스런 타진 재개

1980년대 미국 부동산 매입에 3000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가 90년대 초 대폭락으로 낭패를 봤던 일본인들이 15년 만에 다시 미국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26일 일본 최대의 부동산 회사인 ‘미쓰이 부동산’이 뉴욕 맨해튼의 미드타운과 워싱턴에서 1억달러 정도에 구매할 건물들을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투자자들은 록펠러센터 등 미국의 주요 부동산들을 무차별적으로 사들였던 80년대와는 달리 이번에는 개인 소유의 빌딩보다는 공개회사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스미토모 부동산의 노리오 모리모토 대표는 “우리는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다”며 “투자 위치와 시점을 다양화함으로써 투자위험을 분산시켜 왔다”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외국부동산업자협회도 최근 조사 결과 회원 대부분은 일본인들이 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 투자자들에 이어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외국인 구매자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협회 제임스 펫개터 회장은 “일본 투자자들은 최근 6개월 동안 지난 6년 동안을 합친 것보다도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2003년 10월 부동산투자신탁(리츠·REITs) 판매가 시작된 이후 일본인들의 리츠 투자가 꾸준히 늘어 지난달 말 현재 총 46억달러에 이르렀으며, 이 가운데 3분의 2는 미국 리츠에, 나머지는 다른 나라 리츠에 투자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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