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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19 18:17 수정 : 2005.09.19 18:17

일 민주당 ‘40대 기수’에 미래 걸었다

총선참패 뒤 최여노 당대표 마에하라 선출 우파성향 외교안보통…당선 1성 “개헌해야” 주요당직 40대 포석…‘세대교체’ 확산 주목

9·11 총선 참패의 늪에 빠진 일본 제1 야당 민주당이 40대 지도자에게 당의 미래를 걸었다. 17일 대표 선거에서 마에하라 세이지(43·사진) 전 간사장 대리가 관록의 간 나오토(58) 전 대표를 누르고 당선됐다. 일본 주요 정당 대표로는 최연소인 마에하라 대표의 탄생은 민주당에 상당한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그러나 그는 당내에서 우파성향이 가장 강한 개헌론자여서 공룡 여당 자민당과 ‘개헌 쌍끌이’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일본판 블레어?=당내 젊은 의원들의 단일 후보로 출마한 마에하라는 중·참의원 의원들의 투표에서 96 대 94의 2표차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7일 오전까지도 간 전 대표에 비해 열세였던 그는 투표 직전 10분에 걸친 마지막 연설을 통해 전세를 뒤집었다. “주저앉아 있을 여유가 없다. 함께 싸워나가자”는 그의 힘찬 호소가 50여명에 이르는 당내 부동층의 마음을 흔들었다. 전례없는 참패로 위기에 놓인 민주당 의원들은 간 전 대표의 안정감보다 마에하라의 추진력을 택한 것이다. 41살 때 노동당 당수가 됐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처럼 침체된 당의 개혁을 주도해나갈 것을 그에게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오카다 가쓰야 전 대표의 남은 임기 1년 동안 대표를 맡게 된 마에하라는 소장파의 선두주자로 일찌감치 대표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다. 교토대 법학부, 마쓰시타정경숙(8기생)을 거쳐 31살때 중의원 입성에 성공했다. 5선인 마에하라는 2002년 대표 선거에 도전하려 했으나 소장파의 지지가 갈라지는 바람에 마쓰시타정경숙 선배(1기)인 노다 요시히코(48) 국회대책위원장에게 양보했다.

외교안보통인 그는 민주당의 외상, 방위청 장관 후보 1순위로 거론돼 왔다. 전쟁과 군대보유 금지를 규정한 평화헌법 9조의 개정을 앞장서 요구해왔다. 야스쿠니 참배 등 역사인식 문제에선 우파 성향이 덜하다.

탄력받는 개헌 논의=마에하라의 당선으로 민주당의 세대교체가 빨라질 전망이다. 마에하라는 18일 노다를 국회대책위원장, 정책통인 마쓰모토 다케아키(46)를 정조회장에 임명하는 등 40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다만 간사장에는 당내 실력자들을 의식해 하토야마 유키오(58) 전 대표를 임명했다. 마에하라는 주요 지지기반인 노동계를 고려하지 않고, 당내 주요그룹과의 협의없이 당직 인선을 단행해 “계파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주장을 실행에 옮겼다. 그렇지만 당내 불화가 커지게 되면 주요그룹들이 마에하라 포위망을 구축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마에하라는 개헌 작업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당선 뒤 첫 기자회견에서 “헌법개정은 9조를 포함해 필요하다”며 “당 헌법조사회의 논의를 가속화해 대안을 갖고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민주당에선 옛 사회당 계열 등의 반대로 헌법개정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다케베 쓰토무 자민당 간사장은 마에하라의 발언에 대해 “공통의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한다”며 “(개헌논의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화답했다.

마에하라의 당선은 집권 자민당의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 구도에도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마에하라가 정치기반을 다지는 데 성공하면 자민당에서도 세대교체 요구가 높아질 수밖에 없어 유일한 50대 후보인 아베 신조 간사장 대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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