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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05 20:51 수정 : 2005.05.05 20:51

국민들 ‘도덕 불감증’ 에 분노와 허탈감

“일본철도(JR) 니시니혼에는 두 손 들었다.”

일본 국민들이 지난달 25일 일본 효고현에서 100명 이상 숨지는 열차 대참사를 일으킨 니시니혼의 ‘도덕 불감증’에 분노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참사 현장에서 구조작업이 한창이던 당시 이 회사 일부 직원들이 볼링 시합을 즐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 덴노지 차장구의 책임자를 비롯해 직원 43명은 사고 발생 약 3시간 뒤인 낮 12시께부터 50분 가량 오사카시의 한 볼링장에서 시합을 열었다. 당시 텔레비전을 통해 사고 상황이 생중계됐고, 이들은 모두 사고가 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시합을 중단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22명은 시합이 끝난 뒤 부근 식당에서 회식을 했다.

직원들은 이날 휴가를 낸 상태였고, 사고 구간의 열차운행을 직접 맡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42년 만의 최악인 열차 사고가 일어난 상황에서 이들이 보인 한심한 행동에 대해 유족 등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개탄했다. 이 책임자는 “사고에 대해 알고는 있었으나 이런 대참사로 발전될 줄을 몰랐다. 경솔했다”고 사죄했다.

앞서 사고 열차에 승객으로 타고 있던 이 회사 기관사 2명이 구조작업에 동참하지 않은 채 곧바로 사고현장을 떠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출근을 위해 4번째와 6번째 전동차에 각각 타고 있던 이들은 전혀 부상을 당하지 않았지만, 참사 현장을 버려두고 근무지로 갔다.

제이아르 니시니혼의 가키우치 타케시 사장은 5일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단히 한심하고 유감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회사는 덴노지 차장구의 책임자와 이를 관장하는 오사카 지사장을 징계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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