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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28 18:11 수정 : 2005.03.28 18:11

중 관영 ‘해방일보’논평

세계 엔지오들의 일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저지 100만인 서명운동에 이어 중국의 신랑망, 소후, 왕이 등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시작한 반대서명은 28일 현재 닷새만에 700만명을 넘어서 1천만명에 육박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해방일보>는 27일 ‘일본의 야심이 미국의 계산을 뒤흔들다’란 논평을 발표해 “일본의 지나친 야심이 남북한을 접근시키고 한-일 관계를 냉각시켜 한·미·일 동맹을 주축으로 한 미국의 동북아 질서 재편 구도를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논평의 요지다.

최근 동북아 정치 지형도에 새로운 변화가 출현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민에게 드리는 글’ 이후 한국 국방부는 26일 한-일 군사교류와 협력을 줄이고 제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대조적으로, 25일 남북한은 개성공단 통신 문제 해결을 위해 처음으로 전화서비스를 연결했다.

한-일관계의 냉각과 남북한의 접근은 미국이 가장 원하지 않았던 동북아 시나리오다. 미국의 최근 동북아 정책은 △일본을 풀어주어 ‘대국’이 되려는 야욕을 자극하면서 이 지역에서 미-일이 쌍두마차 구실을 하도록 하고 △미·일·한 동맹을 강화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는 것 등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동의하지 않았던 미국은 한·일을 묶어세워 북한 주변을 탄탄하게 고립시킴으로써 북 내부의 ‘정변’을 촉진하려 해왔다.

그러나 일본의 ‘대국 야심’이 미국의 예상범위를 벗어나면서 두 가지 방침 사이에 모순이 생겼다.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독도·홋카이도 북방 4개섬 등 영토문제와 더불어 과거사의 반성을 거부하는 일본에 대한 이웃나라의 우려는 한·미·일 ‘전략동맹’의 붕괴 직전까지 치달아 미국으로하여금 동북아정책에 대한 반성과 조정을 강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문제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겨났다. 남북한이 연합해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과 독도 문제에 반대함으로써, 북한은 한국 견인과 더불어 귀중한 시간적 전략적 완충지대를 확보할 수 있게 됐고, 북핵문제를 둘러싼 미·일·한 삼각동맹에도 구멍이 났다.

상황이 미묘하지만 줄기는 분명하다. 문제의 관건은 일본의 태도다. 일본이 야스쿠니신사 참배, 영토분쟁, 침략 정당화 등을 고집하는 한 미·일·한 동맹은 물론 미-일동맹조차 정세를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이웃을 적으로 삼는’ 일본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어떤 ‘전략 동맹’과 ‘대국의 꿈’도 헛수고가 될 뿐이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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