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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25 18:37 수정 : 2005.03.25 18:37

■‘노대통령 담화’일 언론 사설

아사히 “일 정부가 악화시켰다”

요미우리·산케이 “난폭…내정간섭…시위부추켜”

일본 주요 신문들은 25일 노무현 대통령의 일본 비판 담화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담은 사설을 일제히 실었다.

<아사히신문>은 노무현 대통령이 시마네현의 조례와 왜곡 역사교과서 문제를 거론하며 ‘조용한 외교’ 정책을 바꾼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시마네현 조례 제정이 침략과 지배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며, 교과서의 검정 또한 학교에서 채택해 실제 쓰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그러나 노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격렬하게 표현하게 된 배경을 생각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가 사태를 가볍게 보아넘기려 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노 대통령이 지난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국내 비판을 무릅쓰고 결단을 내려 역사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이후 고이즈미 총리나 일본 정부는 어떤 행동을 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부성 정무관이 ‘근린제국 조항’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고 시마네현이 조례 제정을 강행해 두 나라 관계가 뒤틀리고 있는데도 방관만 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어 자민당의 헌법개정 움직임,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고수는 한국인들에게 전쟁 전으로 돌아간다는 의심을 갖게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말했다. 신문은 노 대통령의 담화가 갑작스레 나온 게 아니라 쌓이고 쌓인 불신감이 과격한 표현으로 나타났다고 봐야 한다며,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에 정중한 메시지를 보내야 하고, 두 정상은 정치대화 통로가 막힌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노 대통령이 시마네현의 조례 제정을 일본 정부의 방조 아래 이뤄진 행위로 단정한 것은 오해이며, 교과서 문제도 아직 검정결과가 나오지 않아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나 일본 각료의 역사교과서에 관한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노 대통령이 배신당했다는 기분이 들었을 것이라며, 한국에는 냉정한 대일외교를, 고이즈미 총리에게는 독도·역사인식·교과서 문제에서 현상 타개의 지도력을 발휘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요미우리신문>은 한 나라 원수의 발언으로는 너무 난폭하며, 일본의 관점에선 일방적 해석에 기초한 부당한 대일 비난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왜곡 역사교과서와 관련한 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일본의 주권에 속하는 검정 발표 전에 외국 원수가 압력을 가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특히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일본이 재침략 의도로 국가적 음모를 꾀하고 있다고 보는 노 대통령의 인식이며, 이는 양국 국민에게 쓸데없는 오해, 불신, 증오를 심어주고 미래에 화근을 남길 수 있는 대단히 문제있는 인식”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산케이신문>은 “성숙한 나라의 대응이 아니다”라며 노 대통령은 반일시위를 부추기지 말고 냉정한 외교로 돌아가라고 주장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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