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30 12:57
수정 : 2019.12.31 02:31
|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 연합뉴스
|
오브라이언 백악관 안보보좌관 “북한 면밀히 감시”
“장거리미사일·핵 시험하면 실망감 보여줄 것”
“미국-북한 소통 채널 열려 있어” 대화 여지도
|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 연합뉴스
|
북한이 미국을 향한 군사적 행동 없이 연말을 넘는 가운데, 미국은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북한을 향해 “군사·경제적 압박”을 거론하며 비핵화 결단을 촉구했다. 북한은 1월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서 구체적인 노선을 밝힐 전망이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현지시각) <에이비시>(ABC)에 출연해 ‘크리스마스는 지나갔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여전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지켜봐야할 것이다. 우리는 매우 면밀하게 감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발사나 핵 시험을 할 경우에 대한 물음에 “김정은이 그런 접근을 택한다면 우리는 극도로 실망할 것이고, 그 실망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미국이 실망을 보여줄 방법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는 다만 진행자와의 다른 문답 속에서 “우리는 도구상자에 도구들이 많다. 북한 사람들에 대한 추가적인 압박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사·경제적 압박을 거론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 정권 교체를 추구할 뜻이 없고,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밝은 미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힌 점을 들고, “그들이 그걸 택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선도적인 군사 강국이고 엄청난 경제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동원할 많은 압력이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에 비핵화를 촉구한 것이지만,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긴장고조 행위를 할 경우에도 군사·경제적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조야에서는 북한의 긴장고조 행위에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서 무력시위를 강화하고 유엔에서의 추가적인 대북 경제 제재 추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구체적으로 말은 않겠지만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소통 채널이 열려 있다”며 대화 여지를 함께 열어뒀다. 그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라고 비난한 데 대해서도 “그건 그들의 협상 방식이다.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며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도발적 행동을 최대한 자제시키려 하는 모습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