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12 14:06
수정 : 2019.12.13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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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파키스탄 북동부에 있는 펀자브주 주요 도시인 라호르에 있는 한 심장병원에 일단의 변호사 무리들이 몰려들어가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진압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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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자브주 심장병원에 변호사 200명 몰려가 난동
제때 치료 못받은 심장병 환자 최소 3명 숨져
차량 파손, 경찰차 방화에 권총 빼들고 난동
“문명사회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횡포 벌어졌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도 병원 습격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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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파키스탄 북동부에 있는 펀자브주 주요 도시인 라호르에 있는 한 심장병원에 일단의 변호사 무리들이 몰려들어가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진압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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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펀자브주의 변호사 200여명이 심장병원을 습격해 의사들에게 몽둥이와 권총을 휘두르고 주차된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난동을 일으켰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 3명이 숨졌고, 파키스탄 당국은 “예전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도 이 병원이 습격당한 일은 없었다. 문명사회라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횡포가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11일 파키스탄 북동부에 있는 펀자브주 라호르에 있는 한 심장병원에 일단의 변호사 무리들이 몰려들어갔다. 사태는 이 병원에 몰려간 변호사들이 일부 의사들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면서 시작됐다. 몽둥이까지 동원하면서 사태는 더 커졌다. 병동 안으로 한꺼번에 쳐들어간 변호사 200여명은 기물을 부수고 주차된 차량들을 파손하는가 하면 경찰차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지역 텔레비전 생중계 화면을 보면, 경찰이 들이닥쳐 진압에 나서면서 변호사들의 난동은 더 거칠어졌다. 환자와 가족들은 “살려달라”고 아우성쳤다. 난동을 피해 의사와 간호사들은 안전한 곳으로 도망쳤고, 그사이에 긴급 처치가 필요한 응급환자 2명 등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 3명이 숨졌다. 어수선한 와중에 환자 보호 가족들은 환자를 인근 다른 병원으로 서둘러 옮기느라 북새통을 떨어야 했다. 의사들과 옥신각신하는 와중에 일부 변호사들은 권총을 빼들고 휘두르기도 했다.
파야즈울하산 코한 펀자브주 정보담당 장관이 현장에 달려가 중재를 시도했으나 격분한 변호사들에게 막혀 헛수고가 되고 말았다. 그는 “예전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도 이 병원이 습격당한 일은 없었다”며 “지금은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난입·습격 사건은 지난달 이 지역의 한 동료 변호사가 자신의 친척을 이 병원에 데려갔을 때 의사들이 제대로 치료해주지 않고 홀대했다고 항의한 것이 발단이 됐다. 어떤 ‘홀대’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 동료 변호사를 향한 의사의 조롱에 격분한 라호르시 소속 변호사와 의사 등 두 전문직 직능단체 사이에 갈등이 격화됐다. 라자 바샤라트 펀자브주 법무장관은 “문명사회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횡포가 벌어졌다. 관련자들을 엄벌에 처하겠다”고 말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즉각 이 사건에 대한 엄정 조사를 명령했고, 바샤라트 장관은 “난동을 부린 일부 변호사 얼굴과 신원이 채증됐다. 폭동 공격에 가담한 변호사들을 강철 같은 주먹(법)으로 엄히 다스리겠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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