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17 18:10
수정 : 2019.10.1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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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총선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16일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퀘벡주 셔브룩에서 열린 집권 자유당 선거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몬트리올/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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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총선 앞두고 자유당-보수당 초박빙 경쟁
과거 인종차별적 분장 폭로 등에 지지율 하락
청년들, 트뤼도 대신 신민당 싱 대표로 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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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총선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16일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퀘벡주 셔브룩에서 열린 집권 자유당 선거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몬트리올/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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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48) 총리의 정치적 명운을 가를 캐나다 총선이 21일 치러진다. ‘희망’과 ‘변화’를 외치며 4년 전 ‘개혁적인 젊은 지도자’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트뤼도 총리가 여성·청년층의 마음을 얼마나 붙들어둘 수 있느냐에 재집권 여부가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총선을 닷새 앞둔 16일 캐나다 공영방송 <시비시>(CBC)는 트뤼도 총리의 자유당(30.9%)이 보수당(32.2%)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트뤼도 총리 취임 이후 4년 동안 일자리가 120만개(7%) 늘어나는 등 비교적 좋은 경제적 성과를 냈지만, 건설회사의 범죄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데다, 지난달 대학 시절 한 행사에서 인종차별적인 분장을 했던 사실이 폭로되면서 실망한 여론이 등을 돌리고 있는 탓이다. 지난달 1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줄곧 자유당과 보수당의 유례없는 초박빙 경쟁 구도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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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총선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16일 자그미트 싱 신민당 대표가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몬트리올/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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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트뤼도 총리 만들기’의 최대 기여층이었던 청년층 지지가 4년 전과 같지 않다는 점이다. 캐나다 여론조사기관인 ‘다트 앤 마루/블루’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8~34살 청년층 유권자들의 자유당 지지율은 27%에 그쳤다. 한달 전(39%)보다 12%포인트나 빠진 수치다. 같은 기간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신민주당에 대한 청년층 지지율은 22%에서 39%로 껑충 뛰었다. 이에 힘입어 신민당은 지지율이 18.3%까지 오르는 등 비슷한 성향의 자유당 표를 잠식하고 있다.
신민당의 지지율 급상승을 이끄는 것은 자그미트 싱(40) 대표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싱 대표는 캐나다 역사상 처음으로 유색 인종으로서 정당 대표가 된 인물이다. 시크교도를 뜻하는 터번을 쓰고 수염을 기르고 다니는 그는 최근 ‘캐나다 사람처럼 보이고 싶으면 터번을 벗고 다니라’는 인종차별적 공격을 받고도 차분하게 응대하며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관용과 투명성, 기후변화 방지와 여성 평등을 외쳤던 트뤼도 총리를 지지하던 젊은 유권자들이 싱 대표에게 돌아서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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