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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16 07:18 수정 : 2019.10.16 14:17

17일 워싱턴 인근 한인타운 애넌데일 기공식
2016년 워싱턴 도착뒤 일본 반대로 창고 신세
한인 건물주가 앞뜰 제공해 안식처 마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2016년 11월 미국 워싱턴에 도착한 뒤 3년 동안 정처를 잡지 못하다가 오는 17일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 세워지게 됐다. 사진은 광복절인 지난 8월15일 소녀상의 ‘반짝 나들이’ 때 애넌데일의 한 한인교회 앞에서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이현정 위원이 소녀상과 나란히 앉은 모습. 이현정 제공.
미국 워싱턴에서 3년 가까이 보금자리를 찾지 못하던 ‘평화의 소녀상’이 인근 지역에 세워지게 됐다.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와 워싱턴희망나비,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 버지니아한인회, 조지워싱턴대 한인동아리로 구성된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15일(현지시각) 소녀상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의 한인타운으로 꼽히는 애넌데일의 한 건물 앞뜰에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17일 기공식 및 기자회견을 하고, 27일 제막식을 할 예정이다. 제막식에는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와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도 참석한다.

이 소녀상은 지난 2016년 11월 워싱턴에 도착했으나 워싱턴 시내나 인근 메릴랜드주 솔즈베리대학 등에 건립하려던 노력이 일본 쪽의 방해로 번번이 무산됐다. 그동안 소녀상은 이 일대의 한 창고에 보관돼 왔으며, 광복절인 지난 8월15일 워싱턴의 일본대사관 앞과 애넌데일 지역을 돌며 ‘반짝 나들이’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 이번에 애넌데일의 한 한인 건물주가 자신 소유 건물의 앞뜰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안식처를 찾게 됐다.

소녀상이 들어설 장소는, 애초 소녀상의 상징성과 교육 효과 등을 고려해 추진위 쪽에서 우선 고려했던 워싱턴 시내보다는 외곽이지만 애넌데일에 진입하는 초입에 있어서 비교적 눈에 잘 띄는 편이다.

추진위는 시간이 갈수록 위안부 할머니들이 세상을 뜨고 있어 또다시 해를 넘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건립을 서두르기로 했다. 박준형 추진위 집행위원장은 “일본의 반대로 건립이 여러 차례 좌절된 경험 때문에, 이번에는 부지가 확보되는대로 신속하게 건립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추진위는 소녀상을 워싱턴 시내에 세운다는 목표는 유지한 채 장기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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