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14 12:45
수정 : 2019.10.1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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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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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방송 인터뷰에서 확인
“미군, 터키와 쿠르드 사이에 갇힐 가능성 높아져”
트럼프는 터키에 경제 제재 위협
매티스 전 장관 “미군 철수하면 이슬람국가 재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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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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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부 시리아에 주둔중인 미군을 신속하게 철수할 것을 지시했다고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3일(현지시각) 밝혔다. 터키가 쿠르드족을 겨냥해 공격을 벌인 이 지역에서 미국이 발을 빼기로 한 결정을 재확인한 것으로, ‘쿠르드 동맹 배신’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시비에스>(CBS)와 인터뷰에서 북부 시리아에서 약 1천명의 미군을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터키의 공격이 애초 계획보다 더 남쪽과 서쪽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과, 쿠르드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이 시리아 정부, 러시아와 손잡고 터키에 맞서기로 했다는 언론보도을 언급했다.
에스퍼 장관은 “미군이 두 개의 상반된 군대 사이에 갇힐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것은 방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국가안보팀과 논의한 뒤 어젯밤 대통령과 얘기했고, 대통령은 우리가 북부 시리아에서 신중한 철군을 시작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터키의 공세 강화와 쿠르드의 반격 사이에서 빠져나오기로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능한 안전하고 빨리” 철수할 것을 지시했다고 에스퍼 장관은 전했다. 미군 당국자는 시리아 북부에서 철수하고 나면 시리아에는 약 300명의 미군이 남게 된다고 <엔비시>(NBC)에 말했다. 북부 시리아에서 철수한 미군이 어디로 재배치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터키 국경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전투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매우 현명한 일”이라며 미군 철군 결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에 대해 군사적 관여 대신 경제 제재를 가할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의회와 함께 터키 제재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고, “여기에는 커다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터키는 그러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지켜보시라!”고 적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에이비시>(ABC) 인터뷰에서 미국은 터키에 달러 거래 중단 등 신속한 제재를 가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번 철군으로 그동안 미국의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도운 쿠르드 동맹을 내치고 터키의 공격을 방조했다는 비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미군이 남아있다면 터키 군대가 진격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미군 주둔 여부와 상관 없이 터키는 이번 공격을 할 의지가 강하다는 게 매우 분명해졌다”고 답변했다.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는 이슬람국가의 재건을 도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방침에 반대하며 지난 연말 사퇴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이날 <엔비시>에 출연해 “우리가 압박을 유지하지 않으면 이슬람국가는 재기할 것이다. 그들이 복귀할 것이라는 점은 기정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리아 북부와 터키 접경지역이 혼란에 빠진 틈을 타 이 지역 수용소들에 억류돼 있던 이슬람국가 연계 여성과 어린이 등 785명이 탈출했다는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발표가 최근 나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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