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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04 17:03 수정 : 2019.09.04 19:40

미국 뉴욕 맨해튼 금융중심가 월스트리에서 3일 한 노숙인이 ‘20달러면 잠잘 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 적힌 종이를 들고 행인들에게 구걸하고 있다. 이날 미국의 8월 제조업 경기가 3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49.1
2016년 8월 이후 3년 만에 50 이하로
“기업 자신감 감소…중요 이슈는 무역”

미국 뉴욕 맨해튼 금융중심가 월스트리에서 3일 한 노숙인이 ‘20달러면 잠잘 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 적힌 종이를 들고 행인들에게 구걸하고 있다. 이날 미국의 8월 제조업 경기가 3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미국의 8월 제조업 경기가 3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감세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으로 호조를 누려온 미국에도 미-중 무역전쟁 등 여파로 글로벌 제조업 경기침체의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독일·영국 등 다른 주요국의 제조업 경기지표도 글로벌 실물경제의 하강을 뚜렷이 가리키고 있다.

미 기업체 구매 담당자 단체인 공급관리협회(ISM)는 3일 미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1로, 7월(51.2)보다 2.1포인트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구매관리자지수는 기업의 물품구매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신규 주문·출하·생산·재고 등에 걸쳐 실물경기 동향 현장 설문조사를 거쳐 작성하는 지표로, 기준선(50)보다 크면 경기 확장을, 그보다 낮으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미국의 제조업 월간 PMI가 50 아래로 떨어진 건 2016년 8월 이후 3년 만이다. 최근 1년간 미국 제조업 PMI는 작년 9월 59.5였다가 지난 1월 56.6, 3월 55.3, 6월 51.7 등 지속적으로 낮아져 왔다. 티머시 피오레 공급관리협회 대표는 보고서에서 “응답자들의 답변은 기업의 자신감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PMI가 35개월 동안 확장을 지속하다가 8월에 끝났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글로벌 제조업 하락이 미국 경제까지 압박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한국, 영국, 독일, 일본에서 제조업 활동이 위축됐다는 지표들이 잇따라 나온 데 이어 나홀로 확장을 지속해온 미국까지 이제 실물경제 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주 들어 전세계 산업계와 금융시장 및 정책담당자들이 예의 주시해온 주요국 8월 제조업 PMI를 보면, 1일 발표된 중국의 8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50.4로 7월(49.9)보다 소폭 높아졌으나 확장국면 재진입으로 판단하기에는 미약하다. 2일 발표된 유로존의 8월 제조업 PMI는 47.0으로, 7월(46.5)보다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50보다 낮다. 유로존 제조업 PMI는 지난 1월 이후 8개월째 50을 밑돌고 있다. 독일의 8월 제조업 PMI(43.5)도 8개월 연속 위축세를 보였고, 영국도 47.4(8월)를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까지 50을 밑돌면서 글로벌 실물경제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발표에 시장도 출렁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5.26포인트(1.08%) 떨어진 2만6118.02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4290%로 떨어지며 2016년 7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장래 경기침체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피오레 대표는 미국 내 구매·공급 책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응답자들은 제조시설을 중국으로부터 옮기는 데 따른 공급망 조정을 (위험요인으로) 지속적으로 꼽았다”고 말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와 이에 따른 생산시설 이전 압박이 제조업 전망을 우울하게 한다는 얘기다. 고용 창출과 직결되는 제조업 경기동향은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 매우 민감한 지표다. 경기침체 관측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비판언론의 정치 공세라고 일축하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조계완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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