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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20 22:28 수정 : 2019.08.20 22:28

미 하원 외교위 아시아태평양환경소위 주최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관련 첫 청문회에 피해자 증언을 위해 출석한 한국인 김군자(왼쪽부터), 이용수, 네덜란드인 얀 러프 오헤른 할머니 등 3명이 서로 손을 잡고 증언을 기다리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호주 매체 “호주에서 가족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

2차 세계대전 당시 인도네시아를 점령한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 피해자가 된 네덜란드계 호주인 얀 루프 오헤른 할머니가 1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6세. 호주 현지매체 애드버타이저는 오헤른 할머니가 지난 19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에서 임종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이사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호주 애들레이드에 살고 계시던 일본군 성노예제 네덜란드 생존자 얀 루프 오헤른 님이 어제 아침 96세로 운명하셨다”고 전했다.

고(故) 오헤른 할머니는 1923년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태어났다.

수녀가 되고자 수녀회에서 생활하던 중 인도네시아를 점령한 일본군에 의해 21살이던 1944년 스마랑시에 설치한 ‘위안소’에 납치·감금돼 성노예로 고초를 겪었다. 이후 피해 사실을 감추고 전쟁이 끝난 뒤 영국군 장교와 결혼해 1960년 호주로 이주했다.

1991년 8월 14일 최초 증언에 나선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기자회견을 보고 용기를 냈고, 1992년 호주의 지역언론에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임을 증언했다.

같은 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청문회에서도 이 사실을 알렸다.

2차 대전 당시 일본군 성노예 피해 사실을 증언한 유럽인은 오헤른 할머니가 처음이었다.

2000년엔 일본군성노예제점범여성국제법정에 섰고, 2007년 2월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배경이 된 미국 하원 청문회에 고 김군자 할머니,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출석해 피해 사실을 세계에 알렸다.

고 장점돌 할머니, 길원옥 할머니와 함께 호주 멜버른, 시드니 등지에서 평화·인권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오헤른 할머니는 2002년 호주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영예인 국민훈장을 받았으며, 2004년에는 존 윈스턴 하워드 호주 총리로부터 100주년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헤른 할머니의 손녀 루비 챌린저 감독은 지난해 할머니의 인도네시아 일본군 수용소 경험을 다룬 영화 ‘데일리 브레드’(Daily Bread)를 발표했다. 챌린저 감독은이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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